한국계 입양아 출신 프랑스 문화부 전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이 퇴임 후 네이버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프랑스 공직윤리위원회의 보고서가 나왔다. 프랑스를 거점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던 네이버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공직청렴고등위원회(HATVP)는 현지시각 19일 고시한 관보에서 "플뢰르 펠르랭이 장관 재직 당시 관계를 맺은 민간기업과 퇴임 후 사업을 함께 하는 것은 위법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플뢰르 펠르랭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13년 디지털경제, 통상담당 장관을 거쳐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다. 2016년 초 퇴임 이후 코렐리아 캐피털이라는 유럽 투자펀드를 설립했다.

HATVP는 그러나 펠르랭 전 장관이 장관으로서 공직을 수행하며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민간기업을 상대로 퇴임 후 투자금을 유치하고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HATVP는 이번 사안이 프랑스의 현행 법상 ‘위법이익수수’(prise illegale d'interet)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린 자체 조사결과를 프랑스 경제전담검찰(PNF)에 보냈다. 프랑스 검찰이 이 사안을 검토 중이다.

위법이익수수는 공직자가 공무상 감독하거나 관련을 맺은 기업 또는 단체로부터 직·간접적인 이익을 취하게 될 경우에 해당하며,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5년의 징역형과 50만 유로(6억4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네이버 사옥./ 네이버 제공
네이버 사옥./ 네이버 제공
한편, 네이버는 코렐리아캐피탈에 2억유로(2569억여원)를 출자한 바 있으며 이 회사와 손잡고 유럽 현지의 다양한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확보하고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네이버는 현지 기술기업인 하이엔드 음향기기 제조 기업 ‘드비알레’,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인식 플랫폼 ‘스닙스’, 리쿠르팅 플랫폼 ‘잡티저’, UX 데이터 분석 솔루션 애이비테이스티 등에 투자했다.

네이버 측은 이에 대해 "펠르랭 전 장관이 위원회에 성실히 소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