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 인텔이 파운드리(주문형 반도체) 시장에서 손을 뗀다.

18일(현지시각) 독일의 기술 전문지 일렉트로닉넷 등에 따르면 인텔은 12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EDM 회의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사의 요청에 맞춰 원하는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은 다양한 형태의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GF)가 업계 1위 및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파운드리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선 인텔의 이번 결정이 2018년 하반기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인텔 프로세서와 칩셋의 공급 부족 현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애초 계획했던 차세대 10㎚ 공정 도입 시기가 2018년에서 2019년으로 지연된 데다,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프로세서 및 칩셋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인텔은 미국 오리건주와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에 자사 생산 라인을 추가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제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인텔의 이번 결정은 점유율과 수요가 얼마 되지 않는 파운드리 사업을 접고, 여전히 수요가 많은 자사 프로세서 및 칩셋 제품 공급을 늘리는 것이 더 낫다는 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까지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가장 큰 고객은 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회사인 알테라(Altera)였지만, 2015년 인텔이 알테라를 인수하면서 외주가 아닌 자체 생산으로 바뀌었다.

2016년 ARM은 인텔을 통해 차세대 10나노 프로세서를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인텔의 10나노 공정이 지연된 데다, 이번 파운드리 사업 포기로 무산될 전망이다. ARM과 알테라를 제외하면 인텔의 파운드리 고객사 수와 생산량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