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자동차 업계는 다사다난했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었다. 판매와 수출은 줄고, 고용은 불안했다. 제조업 근간이 흔들리자, 협력 부품업체도 힘겨운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아예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18년 국산 자동차 업계를 돌아보고, 2019년을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쌍용자동차는 2018년 성적이 좋다. 연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소형 SUV 티볼리도 건재하다. 생산과 판매가 잘 돌아가자, 눈물을 머금고 떠났던 노동자들이 회사로 돌아왔다. 다만 여전히 내수에 갇힌 회사 실적은 개선해야 할 요소다. 수출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새로운 차종 투입으로 내수 시장에서 안정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쌍용차의 2018년은 ‘렉스턴 스포츠’로 정리된다. 쌍용차는 1월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가 국내 유일 픽업 트럭이라는 독특한 지위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트럭’의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를 ‘오픈형 SUV’로 부른다. 어찌됐건 렉스턴 스포츠는 현재 쌍용차의 가장 중요한 모델임을 부정할 수 없다. 실제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11월 누적판매 3만7764대를 기록 중이다. 전년까지 판매하던 코란도 스포츠의 2만559대에 비해 83.7%나 늘었다.

렉스턴 스포츠. / 쌍용차 제공
렉스턴 스포츠. / 쌍용차 제공
티볼리 역시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등 경쟁이 치열함에도 티볼리는 올해 3만9330대의 판매고를 올려 쌍용차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에 등극했다. 출시 4년차에 접어들지만 여전한 인기를 누리는 셈이다. 대형 SUV G4 렉스턴의 경우 1만4148대에서 1만5411대로 8.9% 늘었다.

주력 차종의 선전에 힘입어 쌍용차의 2018년 11월 기준 전체 누적판매는 9만8484대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기간 9만6030대에서 2.6% 증가했다. 10만대 판매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덕분에 해고 노동자들이 회사로 돌아왔다. 지난 9월 노·노·사·정(쌍용차·쌍용차 노조·금속노조 쌍용차지부·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따른 것이다. 복직 해고 대상자 중 60%인 71명을 회사로 다시 불러 들였다.

이어 12월 31일 34명의 희망퇴직자 및 신입사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12월 2일부터 복직자 대상 신체검사를 펼쳐, 절차는 이미 끝난 상태다. 이번 복직은 2019년 1월 3일 출시하는 렉스턴 스포츠 롱보디와 코란도 C 후속(C 300) 등의 신차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인력이 필요해 이뤄졌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3월까지 모두 현장 배치된다.

지금까지 쌍용차가 재고용한 인원은 2013년 무급휴급자(454명) 전원 복직, 2015년 노·노·사 합의에 따라 2016년(2월) 40명, 2017년(4월) 62명, 2018년(3월) 26명 등이다. 노사 관계는 9년 연속 무분규라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쌍용차에게 아쉬운 한가지가 있다면 바로 수출이다. 전년에 비해 하락폭이 목격되서다. 지난해 3만3347대에서 3만360대로 9.2% 위축됐다. 국산차 회사 가운데, 수출이 내수보다 적은 회사는 쌍용차가 유일하다.

11월 호주 판매법인 신설은 수출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시장별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수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본격적이고 적극적인 수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호주 판매 법인은 쌍용차의 해외진출 역사에서 첫 현지 직영 법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019년에도 꾸준히 신차 출시가 예고돼 있다. 먼저 1월 3일 렉스턴 스포츠의 롱보디 버전을 선보인다. 현재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 능력을 더 키운 모델로, 실용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코란도 C 후속 모델 역시 2019년 출시가 목표다. 기존의 준중형 SUV에서 중형으로 몸집을 키운다.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XVAL 콘셉트카를 디자인 기반으로 한다. 쌍용차는 신차를 통해 2019년 내수 3위 자리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국산차 관계자는 "쌍용차는 올 한해 꾸준했다"며 "덕분에 해고자 복직도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수출은 더 나은 회사 성적을 위해 만회가 필요하다"며 "호주 법인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