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이 이통사 중심의 IPTV와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인터넷 영화(OTT)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존 강자였던 케이블TV 업계는 매년 가입자가 이탈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다. IPTV 업계는 시장의 파이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케이블 업계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에 불을 붙인다.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에 실패한 후 M&A 관련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재차 시장에 불이 지펴질 전망이다. IT조선은 2019년 M&A를 기반으로 판세가 바뀔 유료방송 시장과 OTT 기반 업계의 공세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주]

2019년 한국 미디어 시장은 IPTV 업체 중심의 활발한 M&A가 시도되며 그야말로 빅뱅의 시대가 될 전망이다.

2019년에 가장 먼저 SO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물론 증권가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사옥. / IT조선DB
LG유플러스 사옥. / IT조선DB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4만명으로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11.41%의 시장점유율을 보인다.

LG유플러스가 국내 SO 1위인 CJ헬로(13.02%)를 인수하면, LG유플러스 시장점유율은 단번에 24.43%가 된다. 이는 KT스카이라이프를 보유한 KT(30.86%)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회사가 인수합병 과정을 시작하면, 다른 회사들도 속도감 있게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복수의 인수합병 건이 발생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LG유플러스의 M&A 추진 소식이 전해진 후 KT도 덩달아 SO 인수 움직임을 보인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국내 SO 3위인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더해 국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0.86%로 이미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딜라이브(6.45%) 인수 추진은 LG유플러스의 추격을 따돌리고 국내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료방송 업계는 가입자 기반 사업이기 때문에 가입자 늘리기가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며 "국내 방송업계는 케이블TV 가입자 하락과 IPTV 성장과 전략이 맞물리면서 인수합병 이슈가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케이블TV와 IPTV 이종 간 합병이 이루어지면 인수한 회사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며 "인수한 케이블 가입자들에게 자신들의 서비스와 연계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며, 지상파, 홈쇼핑 등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3월~2018년 6월 IPTV, SO 가입자 수 추이.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16년 3월~2018년 6월 IPTV, SO 가입자 수 추이.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SO 가입자는 1394만명선에서 제자리걸음을 보이지만 IPTV 가입자 수는 2015년 12월 1135만명에서 2018년 6월 1501만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IPTV 가입자 수가 유료방송 시장의 터줏대감인 케이블TV 가입자를 누른 것이다.

방송업계는 출산율 저하 등 인구수 정체로 인해 신규수요 창출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또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인터넷 영화 서비스(OTT)의 등장으로 기존 케이블, IPTV, 위성방송 가입자 수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평가한다.

유료방송 최대 시장이라 평가받는 미국도 총가구 수(1억2000만 가구) 대비 가입자 수는 1억명쯤이지만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 OTT의 성장으로 전체 가입자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인다. 미국 유료방송사 수도 1995년 31개에서 2017년 4개로 크게 줄었다. 현지 유료방송 2강은 ‘다이렉트TV’와 ‘컴캐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유료방송 시장은 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의 영화·콘텐츠·방송 부문을 인수해 자체 독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 맞서 각을 세우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 IPTV 중심으로 국내 유료방송 시장 판이 재편되고 여기에 넷플릭스, 푹, 티빙, 옥수수 등 OTT 플랫폼의 성장으로 유료방송 업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며 "통신사가 SO 인수합병으로 케이블TV 가입자를 IPTV 가입자로 전환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인수합병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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