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블록체인과 핀테크] 빗썸 우회상장 논란…아티스 현황과 인수구조 분석해보니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
입력 2019.01.02 10:42 수정 2019.01.02 13:44
2018년 12월 18일부터 4거래일간 코스피 소속 아티스의 주가가 폭등(3350원에서 6030원으로)했다. 한국 암호화폐거래소 빗썸(비티씨코리아닷컴)이 아티스를 통해 우회상장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일이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아티스 우회상장 논란이 거세다. 필자가 자문을 제공하는 독립 리서치기업 우베멘토와 함께 아티스의 전환사채 투자 내역, 빗썸의 인수 및 우회상장 구조를 면밀히 분석했다. 흔쾌히 수고와 자료 분석을 맡아준 우베멘토에 감사한다.

빗썸을 인수한 김병건 BXA 공동대표는 "보통 회사도 우회상장이 안되는데, 가상화폐거래소 우회상장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아티스 지분 인수 목적은 빗썸의 사업 다각화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진실일까.

우회상장(back door listing)이란, 상장요건에 미달하는 비상장 기업이 상장 기업과의 ▲합병 ▲주식교환 ▲영업양수 등의 방법을 시도해 상장 효과를 얻는 행위다.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많았다.

한국에서 2010년까지 우회상장한 기업 128곳 중 27곳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일부는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부작용이 일어나자 한국거래소는 2011년 1월부터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기업도 상장예비심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비상장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심사요건을 만족하지 못한 경우,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우회상장을 완료한 경우에는 한국거래소가 해당 주식(우회상장되는 기업의 주식)을 상장폐지, 거래소에서 퇴출한다. 따라서 비상장기업의 우회상장 방법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를 제외하면 사실상 없다.

현재 우회상장 제도를 감안하면, 김 대표의 인터뷰 첫마디는 합리적이다. 우회상장 의지가 없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거의 불가능해서다.

그렇다면, 아티스의 주가 폭등 원인은 빗썸의 사업 다각화 덕분일까? 아티스의 면면을 먼저 살펴보자.

아티스의 2017년 매출은 70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이다. 자산규모는 135억원쯤인데 그중 부채가 20억원이다. 지난 3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매출도 100억원쯤이다. 코스피 상장기업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출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아티스의 사업부문은 신발제조 및 판매, 목재 펠릿(목재로 만든 고체바이오연료)사업이다. 미래 성장성도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재무상태표를 보자. 아티스의 전체 자산 규모는 2018년 3분기 기준 128억원인데, 그 중 73억원이 ‘상각 후 원가측정 유가증권’, 즉 채무증권으로 중소기업금융채권에 투자한 자산이다. 정상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이 아니다.

자본항목 결손금 금액은 473억원이다. 이미 오랫동안 자본잠식이 일어난 탓에 600억원의 납입자본 중 기타자본구성요소를 제외하고 117억원의 자본금만 남았다.

정황을 보면, 아티스는 이미 ‘사업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은 회사’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김 대표의 인터뷰 중 두번째 ‘빗썸의 사업다각화를 위한 인수’는 합리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인수 목적은 다른데 있을 것이다. 이를 가늠하기 위해 빗썸과 아티스 인수 관계회사간 지분 구조와 전환사채 발행 관계를 살펴본다.

아티스 인수 관계회사간 지분구조. / 우베멘토 제공
아티스 인수 관계회사간 전환사채 투자내역. / 우베멘토 제공
위 구조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기존 우회상장기업은 ‘펌프&덤프(Pump&Dump) 작전’을 사용해 문제가 됐다.

우회상장기업이 주주총회에서 합병결의를 공시, 주가를 올린 후 이를 보고 뛰어든 개인투자자에게 주식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행위다.

그런데, 아티스 인수 건은 이와 정 반대다. 상장법인 ‘옴니텔’과 ‘아티스’는 이미 전환사채를 발행한 상태다. 유상증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이 우회상장 가능성에 열광해 주가를 올린다 하더라도, 옴니텔과 아티스는 주식전환 및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의 수익과 함께 주가를 오히려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이 구조는 우회합병하려는 비상장기업과 상장기업의 주가 합병비율 산정 시 ‘비상장기업의 주주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는 구조다.

2018년 5월 3일 비티씨홀딩컴퍼니가 이상준 빗썸 이사를 대표이사로 변경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이사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1국 팀장 출신이다.

김 대표의 인터뷰 내용은 현재 아티스의 상황과 인수 구조를 고려할 때 ‘모순’이다. 우회상장은 불가능에 가깝고, 사업다각화라고 보기에는 아티스의 사업가치가 터무니없이 낮다. 필자도 아티스를 인수하는 빗썸의 의도를 쉬이 가늠하기 어렵다.

자산양수도 체결 구조를 취한 것으로 볼 때, 이후 주식 스왑으로 빗썸의 지분 가치를 높여 유상증자 시 전환가액을 조정하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고, 잠재적 이익이 현재 빗썸의 이익잉여금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답은 아니다.

아티스의 주가가 폭등한 원인은 빗썸의 사업다각화 노력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회상장 가능성일 확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김 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이번 칼럼에서 분석한 것처럼 빗썸의 우회상장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대체투자입니다. 현재는 중소기업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우베멘토의 리서치 자문과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하여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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