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되면 PC 시장이 분주합니다. 졸업과 입학, 진학 시즌을 앞두고 PC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어디든 자유롭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노트북이 인기입니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에이수스 비보북 X570ZD.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에이수스 비보북 X570ZD. / 최용석 기자
지난해만 해도 노트북에 탑재되는 CPU는 거의 인텔 천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릅니다. ‘라이젠(RYZEN)’ 프로세서로 PC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AMD가 노트북용 라이젠 프로세서를 선보이면서 이를 탑재한 ‘라이젠 노트북’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에이수스의 ‘비보북(VivoBook) X570ZD’도 그중 하나입니다. ‘레이븐 릿지(Raven ridge)’ 기반 모바일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으로 일반적인 PC 작업은 물론, 별도의 지포스 그래픽카드도 탑재해 간단하게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다목적 노트북입니다.

비보북 X570ZD의 15.6인치 풀HD 디스플레이. / 최용석 기자
비보북 X570ZD의 15.6인치 풀HD 디스플레이. / 최용석 기자
비보북 X570ZD는 15.6인치 풀HD(1920x1080)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일단 노트북인 만큼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장시간 들고 다니며 사용하기보다는 한곳에 오래 앉아 장시간 사용하는데 더 적합한 제품입니다.

외형 디자인은 최신 노트북의 트렌드에 따라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고급형 노트북처럼 메탈 소재를 듬뿍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커버와 상판 표면에 머릿결 무늬의 헤어라인 마감을 적용해 마치 금속 소재를 사용한 듯한 외모와 광택을 구현했습니다.

디스플레이 커버는 서로 다른 3방향 헤어라인 마감으로 멋을 냈다. / 최용석 기자
디스플레이 커버는 서로 다른 3방향 헤어라인 마감으로 멋을 냈다. / 최용석 기자
커버는 헤어라인 마감을 가로, 왼쪽 위, 오른쪽 위의 3방향으로 적용해 역동적인 느낌을 구현했습니다. 특히 보는 각도에 따라 각각 다른 방향의 헤어라인이 서로 다르게 빛이 반사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붉은색을 선호하는 에이수스답지 않은(?) 메탈 그린 색상의 에이수스 로고가 커버 중앙에 박혀있으며, 테두리 역시 밝은 청록색의 라인을 둘러 포인트를 줬습니다.

20㎜를 조금 넘는 두께와 거의 2㎏에 가까운 무게로 장시간 이동하면서 사용하기 보다는 한 곳에 놓고 오래 사용하는데 적합하다. / 최용석 기자
20㎜를 조금 넘는 두께와 거의 2㎏에 가까운 무게로 장시간 이동하면서 사용하기 보다는 한 곳에 놓고 오래 사용하는데 적합하다. / 최용석 기자
두께는 20㎜를 조금 넘고, 무게도 본체 기준으로 1.9㎏ 전후입니다. 장시간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집이나 사무실, 독서실, 카페 등 고정된 장소에서 편하게 사용하기에 적당합니다.

문서 작업에 최적화된 풀스펙 키보드. / 최용석 기자
문서 작업에 최적화된 풀스펙 키보드. / 최용석 기자
키보드는 일반 노트북용 키배열에 숫자 키패드까지 포함된 풀 스펙 키보드가 탑재됐습니다. 숫자 키패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지만, 숫자 입력이 많은 문서작업의 경우 숫자 키패드가 있는 것이 유리합니다.

물론, 어두운 곳에서 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키보드 백라이트도 기본으로 지원합니다. 팜레스트(손목 받침대) 부분에는 커버와 마찬가지로 헤어라인 마감이 적용되어 독특한 광택과 질감을 제공합니다. 최대 3점 터치를 지원하는 넉넉한 크기의 터치패드는 커버와 마찬가지로 청록색 라인으로 테두리를 둘러 포인트를 줬습니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절묘한 조합이 특징이다. / 최용석 기자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절묘한 조합이 특징이다. / 최용석 기자
처음 언급한 대로 비보북 X570ZD는 AMD의 모바일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했습니다. 탑재한 CPU에 따라 라이젠7 2700U를 탑재한 제품과 라이젠5 2500U를 탑재한 제품 2종으로 구성됩니다. 둘 다 4코어 8스레드를 지원하는 것은 같지만, 작동속도(클럭)와 내장 ‘라데온 베가’ 그래픽의 구성 및 성능에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샘플로 받은 제품의 경우 최대 3.8㎓로 작동하는 라이젠7 2700U 프로세서가 탑재됐습니다. 대략적인 성능은 인텔 CPU와 비교했을 때 같은 4코어 8스레드 구성인 8세대 저전력 U시리즈 코어 i7과 i5 프로세서와 비슷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4코어 8스레드를 지원하는 AMD 모바일 라이젠7 2700U 프로세서의 구성. / 최용석 기자
4코어 8스레드를 지원하는 AMD 모바일 라이젠7 2700U 프로세서의 구성. / 최용석 기자
CPU 성능은 인텔 제품을 압도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내장 그래픽 성능만큼은 확실히 우세한 ‘라데온 베가(VEGA)’ GPU를 탑재했습니다.

인텔 CPU의 내장 그래픽이 실질적으로 일반적인 PC 작업(인터넷 검색, 문서작업,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 등) 정도만 가능한 것에 비해 AMD 라이젠 APU의 라데온 베가 GPU는 별도의 외부 그래픽카드가 없어도 캐주얼한 3D 게임은 충분히 실행하고 즐길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합니다.

AMD 라데온 내장 그래픽과 지포스 GTX 1050 외장 그래픽을 동시에 지원해 양쪽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AMD 라데온 내장 그래픽과 지포스 GTX 1050 외장 그래픽을 동시에 지원해 양쪽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특히 AMD 라데온 GPU 특유의 강력한 영상 보간(영상의 화면 프레임 사이사이에 추가로 프레임을 생성해 더욱 부드럽고 매끄럽게 만드는 기술) 기능인 ‘플루이드 모션(Fluid Motion)’을 노트북에서도 쓸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그냥 보면 살짝 끊기는 듯한 느낌의 일반 24프레임(24fps) ~ 30프레임(30fps)의 영상을 물 흐르듯 부드러운 60프레임(60fps) 영상으로 업그레이드해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재미있게도 비보북 X570ZD는 추가로 AMD의 라이벌인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1050 GPU를 따로 탑재하고 있습니다. 지포스 GTX 1050이 메인스트림급 GPU이긴 하지만, 그래도 CPU 내장 그래픽보다는 훨씬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합니다. 덕분에 각종 3D 게임은 지포스 GTX 1050 그래픽으로 즐기고,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감상은 라데온 베가 내장 그래픽으로 즐기는 최적의 조합이 가능합니다.

에이수스 비보북 X570ZD에 기본 설치되어 있는 리눅스 기반 ‘엔드리스’ 운영체제의 모습.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 비보북 X570ZD에 기본 설치되어 있는 리눅스 기반 ‘엔드리스’ 운영체제의 모습.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 비보북 X570ZD는 운영체제가 설치되지 않은 프리도스(freeDOS) 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구매한 사용자가 윈도나 리눅스 등 원하는 운영체제를 따로 설치해야 합니다.

다만, 정말 아무것도 설치되지 않은 다른 프리도스 노트북과 달리 비보북 X570ZD에는 ‘엔드리스(Endless)’라는 리눅스 기반 무료 운영체제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검색과 리브레오피스(LibreOffice)를 통한 간단한 문서작업이 가능하고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이용하기 위한 전용 앱이 제공되어 사실상 PC의 기본적인 기능을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메모리 및 저장장치(SSD 또는 HDD, 오른쪽 빨간 네모 영역)를 확장할 수 있지만, 내부 구조가 복잡해 사용자가 직접 업그레이드하기에는 불편하다. / 최용석 기자
메모리 및 저장장치(SSD 또는 HDD, 오른쪽 빨간 네모 영역)를 확장할 수 있지만, 내부 구조가 복잡해 사용자가 직접 업그레이드하기에는 불편하다. / 최용석 기자
물론, 최대한의 기능과 성능, 게임을 비롯해 더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려면 윈도 운영체제를 설치해 사용하면 됩니다. 함께 제공하는 DVD 디스크에 윈도용 드라이버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설치 및 사용에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비보북 X570ZD 자체에는 DVD를 넣을 수 있는 ODD(광학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윈도 OS를 설치하려면 별도의 외장형 ODD를 연결하거나, ODD가 달린 다른 PC에서 드라이버 및 기본 프로그램들을 복사해와야 하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요즘 노트북에서 보기 힘든 유선랜(LAN) 단자에 USB 3.1 타입-C를 비롯한 꼭 필요한 입출력 단자를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요즘 노트북에서 보기 힘든 유선랜(LAN) 단자에 USB 3.1 타입-C를 비롯한 꼭 필요한 입출력 단자를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사실 AMD 라이젠 기반 노트북이라 해서 인텔 기반 노트북과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양쪽 모두 x86 프로세서 계열인 만큼 대략적인 작동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성능 면에서도 과거의 AMD 프로세서처럼 인텔과 큰 격차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비보북 X570ZD에 탑재된 모바일 라이젠 프로세서는 적어도 인텔의 8세대 프로세서와 비슷한 성능을 제공합니다.

지포스 GTX 1050을 탑재해 적당한 성능의 게이밍 노트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지포스 GTX 1050을 탑재해 적당한 성능의 게이밍 노트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간혹 일부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에서 호환성 및 성능 저하 이슈가 보고되지만, 이는 CPU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미 데스크톱 시장에서 충분히 안정화를 거친 라이젠 프로세서인 만큼 PC를 잘 모르는 초보자도 크게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호환성이나 안정성보다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 대한 소비자들의 낮은 인지도와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극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입니다.

종합해 보면 에이수스 비보북 X570ZD는 다양한 용도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다목적 노트북입니다. 일반적인 PC 작업은 물론, 적당한 수준의 게임 성능에 괜찮은 멀티미디어 성능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용도와 기능을 조목조목 따져야 하는 전문가보다는 다용도로 노트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일반 학생들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입니다.

성능과 구성, 기능, 가격이 균형잡혀있어 노트북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 최용석 기자
성능과 구성, 기능, 가격이 균형잡혀있어 노트북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 최용석 기자
가격면에서도 라이젠5 프로세서 탑재 모델이 80만원 중반대, 라이젠7 프로세서 모델이 90만원 중반대로 비슷한 구성(저전력 쿼드코어 프로세서, 8GB 메모리, 256GB SSD, 15.6인치 화면, 지포스 GTX 1050 GPU, 프리도스 등)의 인텔 노트북보다 좀 더 저렴한 편입니다.

새해를 맞아 졸업과 입학, 진학용 선물로 노트북을 고려한다면 ‘최고’는 아니지만 다양한 용도에서 균형 잡힌 성능과 기능을 제공하는 AMD 라이젠 노트북 ‘에이수스 비보북 X570ZD’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