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후오비코리아가 당초 약속과는 달리 이른바 ‘벌집 계좌'를 이용한 원화 마켓을 오픈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동안 후오비코리아는 2018년 개인 실명 계좌를 이용한 원화 거래 마켓을 개설하겠다고 말해왔다. 과도한 마케팅을 벌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 후오비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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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오비코리아는 시중은행과의 협의가 순탄치 못하면서 2018년 안에 원화 마켓을 오픈하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하고 2019년에서야 원화 입금 서비스에 나섰다. 이 회사는 3일 오후 2시부터 원화 입금을 시작했다. 4일 오후 2시부터는 원화 마켓도 오픈했다.

후오비코리아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이오스, 리플 등 총 5종의 암호화폐를 원화 마켓에 순차 상장할 예정이며 추가 심사를 통해 다른 암호화폐도 상장시킬 계획이다.

후오비코리아 관계자는 "제2금융권 및 지역 농축협을 제외한 은행을 이용한 거래가 가능하다"며 "로그인을 한 뒤, 실명인증 단계에서 거래할 수 있는 은행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개인 계좌가 아닌 후오비 법인 계좌를 통한 원화 마켓이라는 점이다. 사용자들은 후오비코리아 이름으로 개설된 법인 계좌에 원화를 입금하고, 이를 이용해 코인을 사고팔아야 한다. 수백, 수천명 이상이 하나의 법인 계좌로 거래하는 것이다. 이런 계좌는 통상 벌집 계좌라고 불린다.

벌집 계좌는 은행을 통한 실명 확인 과정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 등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도 실명계좌를 열지 못하는 데, 중국계인 후오비코리아가 실명계좌를 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실상 가능하지 않은 일을 장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오비코리아 관계자는 "실명계좌를 이용한 원화 마켓을 열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고객과 한 약속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우선 법인 계좌를 이용한 원화마켓을 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