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EY한영은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미래 소비자의 파괴(Disruption)와 충격(impact)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가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EY한영 2019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2019년 국내외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 EY한영 제공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가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EY한영 2019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2019년 국내외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 EY한영 제공
◇ 미·중·일·EU 저성장세로, 준비되면 기회일 것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새해 경제 상황을 ‘위험의 확대’와 ‘중첩된 난관’으로 정의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2019년은 인도, 아세안, 아프리카 지역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전 세계적인 성장 둔화가 예측된다"며 "미·중·일·EU가 저성장세로 전환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신흥국에 강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전 부총리는 이어 "우리도 ‘생각의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미국보다 낮은 기준금리지만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예외 상황이고 낮은 금리가 영원하고 안전할 거라는 생각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권 전 부총리는 ‘샌드위치 위기’ 상황도 지적했다. 그는 "국내 주요 주력 제조업뿐 아니라, 미래 사업 핵심인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차산업혁명 기반 기술에서도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며 "우선 순위와 방향성을 명확히 하지 않고 모든 분야에 걸쳐 안전한 방식을 선택한 ‘후발주자적 접근’으로 일관한 것이 원인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위기 극복 방법으로 ▲현실 직시(Focused) ▲유연한 대응(Flexible) ▲미래 투자(Forward-looking) 등 ‘3F’를 제시했다.

권 전 부총리는 "신규 경제팀은 기업과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혁신 성장, 투자 활성화, 산업 경쟁력 강화 등에 나설 것이다"라며 "한국인 회복 탄력성은 결코 낮지 않은 만큼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소비자 변화에 따른 기업 대응전략. / EY한영 제공
미래 소비자 변화에 따른 기업 대응전략. / EY한영 제공
◇ 디지털·애자일·프레너미 전략으로 미래 소비자 대응해야

권 전 부총리에 이어 발표자로 나선 변준영 EY한영 산업연구원장은 미래 소비자 시대는 이미 도달했으며, 시장 중심은 더 이상 기업이 아닌 소비자라고 강조했다.

변준영 EY한영 산업연구원장은 방탄소년단(BTS)의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예로 들었다. 이 영상은 유튜브 공개 4일만에 1억뷰에 도달했다. 이는 사상 최초로 1억뷰에 도달한 뮤직비디오(2007년 공개된 에이브릴 라빈의 ‘걸프렌드(Girlfriend)’)가 1년 8개월 걸린 것과 비교해 140배 이상 확산 속도가 빨랐다.

변 원장은 "디지털 혁신으로 인한 미래 소비자(Future Consumer)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에 성공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래 소비자 4대 특징으로 ▲구매·쇼핑 이원화 ▲디지털 채널 선호 ▲초(超) 개인화 ▲개인정보 유료화 등을 꼽았다.

김영석 EY한영 디지털 혁신팀 리더는 기업이 새로운 소비자에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은 디지털(digital), 운영은 애자일(agile), 제휴는 프레너미(Frenemy, Friend + Enemy 적이자 친구인 관계를 일컫는 말)를 핵심 전략으로 꼽아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애자일은 2000년대 초반 소프트웨어(SW) 개발 방법론으로 제기된 것이다. 빠른 실행과 가설 검증으로 제품을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다. 기업 운영 전략에 있어서는 블록체인을 도입해 기존 순차적(waterfall) 정산 시스템을 혁신하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해 변동이 큰 트래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영석 EY한영 디지털 혁신팀 리더는 "사업 전략에 있어 디지털 채널 퍼스트, 초개인화, 봇 서비스를 위주로 변해야 한다"며 이는 미래 소비자를 이루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디지털 쇼핑을 선호하고, 대량 생산된 유행 상품보다 맞춤형 소비를 좋아하는 등의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리더는 "과거에는 데이터 오너십을 가지고 주도권을 갖는 걸 중시했다면, 이제는 데이터 활용과 열린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제휴 전략에 있어서는 적과도 손을 잡을 수 있는 프레너미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