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G 단말기에 제공하던 일부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한다.

18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G 종료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기존 2G 가입자를 번호이동으로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2017년 말 2G 이용자의 3G/LTE 요금제 가입을 제한한 데 이어 2018년에는 2G 단말기 휴대폰 인증 서비스와 모바일 안전결제(ISP)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9년 2월 28일에는 이메일 3000플러스 서비스도 끝낸다. 이통업계는 SK텔레콤이 2G 종료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G 서비스 종료에 유보적 입장을 보인다. 섣불리 2G 종료를 선언할 경우 가입자의 반발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입자 자연 감소에 따른 종료가 적절하다는 내부 목소리도 적잖다.

 SK텔레콤 대리점에 붙은 재난문자 불가 2G 폰 LTE 교체 안내. / IT조선 DB
SK텔레콤 대리점에 붙은 재난문자 불가 2G 폰 LTE 교체 안내. / IT조선 DB
2018년 11월말 기준 국내 2G 가입자는 180만명 규모다. 이통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이 100만5000명(55.7%)으로 가장 많고, LG유플러스가 71만6000명(39.7%), 알뜰폰이 8만5000명(4.7%)쯤을 차지한다.

향후 SK텔레콤이 2G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 LG유플러스가 2G 서비스 가입자를 대거 확보할 수 있다.

KT가 2011년 12월 2G 서비스를 종료한 때처럼 2G 고객의 이탈이 예상된다. KT는 2G 종료를 앞둔 2011년 11월 자사 2G 고객 상당수를 붙잡지 못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2G 고객을 빼앗겼던 것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이같은 시나리오대로 2G 고객을 고스란히 떠안을지도 미지수다. 2G망 관리 비용 및 회선 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 역시 서비스를 빨리 종료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2G 고객이 ‘돈이 안 된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2017년 2G용 주파수로만 473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망 관리 비용과 회선 유지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천억원의 비용이 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2G 고객을 보유하면 이통사의 가입자 점유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1만원대 수준으로 떨어져 영양가는 없다"며 "향후 LTE나 5G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을 끌어안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타사 2G 고객을 자사로 번호이동 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마케팅 대상은 아니다"라며 "2G 서비스 종료와 관련 내부적인 방침이 없고, 자연스럽게 이용자가 줄어드는 시점이 오면 판단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011, 016, 017, 018, 019 등 01X 번호로 3G, LTE를 쓸 수 있는 한시적 번호이동 제도가 2월말 시행될 예정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자사 2G 고객을 LTE로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린셈이다.

하지만 이 제도만으로 SK텔레콤이 자사 고객을 그대로 붙잡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01X 이용자는 2G 서비스의 주파수 사용기한이 끝나는 2021년 6월 30일까지 2년4개월쯤 기존 번호로 3G나 LTE를 쓸 수 있다.

네이버 카페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아이디 ‘스틱’은 "쟁점은 2G 서비스 종료가 아닌 01X 번호의 유지다. 자꾸 2G를 들먹이면서 01X 번호를 통합하려는 것은 말바꾸기다"라며 "01X 번호가 그대로 유지만 된다면 2G를 쓰는 대부분 이용자도 3G나 LTE로 바꿀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