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스마트워치 업계가 경쟁 2막을 펼친다. 경쟁 1막의 주제는 스마트워치의 기계 성능, 운영 체제와 외관 등이었다. 2막에서는 스마트워치의 개성이자 활용 범위를 넓힐 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애플리케이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심박, 혈압 등 생체 신호 감지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는 복합 헬스케어 기기로 변신한다. 음성인식·인공지능 비서와 스마트워치의 융합, 이에 따라 넓어질 스마트홈 시장도 눈여겨볼 거리다. 최근 개최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9에서 차세대 스마트워치의 면면이 공개됐다.

◇ 스마트워치, 피트니스·헬스케어 업고 ‘건강 지킴이’로 변신

스마트워치 시장 초기만 해도 소비자는 ‘피트니스 기능’을 주목했다. 운동 시간과 양을 토대로 칼로리 소모량을 계산하고, 이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쌓아 사용자의 운동 현상을 분석해 알려줬다. 업계는 각종 감지 센서를 스마트워치에 적용해 피트니스 기능의 범위를 넓혔다.

이어 스마트워치 업계는 건강 기록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강 예측·관리 기능 연구·개발에 나섰다. 시작은 애플이다.

스마트워치 시장 선구자이기도 한 애플은 2018년 발표한 애플 워치4에 심박수 측정 센서를 추가했다. 이를 활용해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과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승인도 받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 삼성전자 제공
2018년 여름 발표된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 워치’에도 심박, 가속도 센서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 민감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해소할 호흡 가이드를 제시한다. 수면 단계와 습관을 분석해 아침에 알맞은 날씨, 운동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도 갖췄다. 달리기와 자전거, 스쿼트 등 운동량을 관리해주는 등 전통 피트니스 기능도 풍부하다.

스마트워치 제조사 핏비트(Fitbit)는 스마트워치용 ▲건강 ▲피트니스 ▲스마트홈 ▲라이프스타일 등 애플리케이션을 CES에 출품했다. 핏비트는 앞서 생리 기간과 주기 계산 및 모니터링 기능을 가진 스마트워치 ‘버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핏비트는 스마트워치용 여성건강 트렌드 기능도 개발, 2019년 내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옴론 스마트워치 하트가이드. / 옴론 홈페이지 갈무리
옴론 스마트워치 하트가이드. / 옴론 홈페이지 갈무리
혈중 산소포화도, 혈압 등 건강 정보를 파악하는 스마트워치도 나왔다. 일본 건강기기 제조사 옴론(Omron)은 CES 2019에 혈압 측정 스마트워치 ‘하트가이드(HeartGuide)’를 출품해 관람객의 이목을 모았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혈압 모니터와 건강 상태를 보기 쉬운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의료 전문가와의 상담도 가능하다.

◇ 인공지능과의 궁합도 좋아…스마트홈 범위 확장 도울 전망

항상 손목에 차고 다니는 스마트워치는 인공지능·음성인식 서비스 및 스마트홈과도 궁합이 좋다. 애플은 스마트워치 애플 워치 출시 당시부터 인공지능·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지원했다.

구글도 스마트워치 운영체제 ‘웨어OS(구 안드로이드 웨어)’를 마련해 인공지능·음성인식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공 중이다. 파슬(Fossil), LG전자, 소니와 모토롤라 등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18일(현지시각) 구글은 파슬그룹의 스마트워치 지적재산권을 4000만달러(449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워치 운영체제 웨어OS의 기능과 디자인도 활발히 업데이트 중이다. 구글 표준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와 같은 ‘구글 표준 스마트워치’가 등장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파슬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 / 파슬 홈페이지 갈무리
파슬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 / 파슬 홈페이지 갈무리
웨어OS 개량, 스마트워치 기술 인수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에 뒤쳐진 구글의 자구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2018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 시장은 50% 전후쯤의 점유율을 가진 애플이 주도하고 있다.

아마존도 스마트워치 시장을 주목한다. 아마존은 2018년 여름 음성인식·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의 개발자 키트 공개 범위를 넓혔다. 이에 업계는 스마트 스피커뿐 아니라 가전 제품, 스마트워치나 헤드·이어폰 등 웨어러블 기기에도 아마존 알렉사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음성인식·인공지능 스마트스피커가 실내 스마트홈의 주축이라면, 스마트워치는 야외 스마트홈 제어의 주축이다.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스마트홈 기기를 원격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애플과 구글, 아마존의 음성인식·인공지능 경쟁 무대가 스마트스피커에서 스마트워치로까지 넓어진 이유다.

업계는 짧은 사용 시간, 다소 큰 부피와 투박한 외관 등 스마트워치의 단점을 조금씩 개선하고 있다. 여기에 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더하고 성능과 편의 기능을 넣어 최근 주춤한 성장세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18년 1분기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2017년 1분기보다 28.4% 늘었고, 2022년경 8410만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