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DC) 및 상호연결 전문기업 에퀴닉스(Equinix)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1위 업체의 국내 진출이 관련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끼칠 전망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1위 기업인 에퀴닉스가 23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 에퀴닉스 제공
글로벌 데이터센터 1위 기업인 에퀴닉스가 23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 에퀴닉스 제공
1998년 설립된 에퀴닉스는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크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전 세계 24개 국가에 200여 개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기업 고객들에게 데이터센터 임대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의 수만 9800여 개에 달하며, 1800개 이상의 네트워크와 2900여 개의 클라우드가 에퀴닉스의 인프라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예상 매출 규모만 50억 달러(약 5조6300억원)가 넘는다.

에퀴닉스는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삼성SDS 건물에 자사의 국내 첫 데이터센터 ‘SL1 IBX’를 구축하고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로 550개 캐비닛 규모로 국내 사업을 시작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내 들어서는 에퀴닉스 ‘SL1 IBX’ 데이터센터 건물 전경. / 에퀴닉스 제공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내 들어서는 에퀴닉스 ‘SL1 IBX’ 데이터센터 건물 전경. / 에퀴닉스 제공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서버,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플랫폼 등을 구축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는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한 발 앞선 네트워크 인프라에 차세대 5G 통신 기술의 상용화를 앞둔 국내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다. 에퀴닉스의 국내 진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날 자사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 사무엘 리(Samuel Lee) 에퀴닉스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우리는 단순한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이 아니다"며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동일한 데이터센터 플랫폼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 간 자유로운 상호 연결을 지원해 고객사들의 비즈니스 기회와 시장을 확대하도록 돕고 나아가 네트워크 생태계를 확산 및 확립하는 것이 진짜 목표다"고 말했다.

사무엘 리(Samuel Lee) 에퀴닉스 아태지역 총괄 사장. / 최용석 기자
사무엘 리(Samuel Lee) 에퀴닉스 아태지역 총괄 사장. / 최용석 기자
특히, 그는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글로벌화되는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에퀴닉스가 전 세계 규모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모두 동일한 플랫폼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문에 에퀴닉스의 고객사는 본사의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을 해외에서도 그대로 도입 및 활용할 수 있어 해외 사업에 필요한 시스템 개발 및 구축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에퀴닉스는 업계 표준을 준수하는 중립적인 플랫폼과 방대한 고객사 간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간 자유로운 상호 연결을 지원한다. 통신, 금융,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에퀴닉스가 구축한 네트워크 생태계 안에서 자유로운 기업 간 상호 연결을 지원하기 때문에 고객사는 필요한 타사의 서비스를 자사의 시스템에 쉽게 도입 및 활용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 및 매출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한국 시장 진출이 기존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에퀴닉스 측의 설명이다.

국내 사업 전략을 소개한 케이 후루타(Kei Furuta) 에퀴닉스 북아시아 담당 사장은 "기존 한국 내 데이터센터 서비스 업체들과 일부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는 글로벌 상호 연결 플랫폼 같은 에퀴닉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력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거나, 이미 진행 중인 해외 사업을 확대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주요 비즈니스 대상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케이 후루타(Kei Furuta) 에퀴닉스 북아시아 담당 사장. / 최용석 기자
케이 후루타(Kei Furuta) 에퀴닉스 북아시아 담당 사장. / 최용석 기자
무엇보다 특정 브랜드나 기술,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데이터센터 중립성’이 에퀴닉스의 최대 경쟁력이라고 후루타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통신사나 클라우드 업체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해당 업체가 아닌 타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네트워크 인프라 사용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에퀴닉스는 중립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상호 연결 서비스만 제공할 뿐 직접적인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에퀴닉스의 고객사들은 AWS, 애저, 구글, SAP 오라클 등이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비즈니스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격적으로 국내 사업을 시작한 에퀴닉스는 3분기 국내 데이터센터 개소를 앞두고 본격적인 국내 영업 및 마케팅을 시작한다. 우선 국내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을 시작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는 에퀴닉스는 향후 금융, 엔터프라이즈, 디지털미디어 등으로 대상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