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디지털 자산(암호화폐, 가상화폐) 거래량 중 장외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및 장외시장 규모 추정과 전망치. / 체인파트너스 제공
장내 및 장외시장 규모 추정과 전망치. / 체인파트너스 제공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24일 디지털 자산 장외거래 시장을 일반 투자자 시선에서 설명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정보 비대칭이 큰 장외거래 시장을 누가 언제 왜 거래하는지 육하원칙에 따라 이해하기 쉽게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장외거래(OTC, Over-The-Counter)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당사자 간 직접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 금융 시장 장외거래는 상장하지 않은 기업 주식을 직접 판매한다. 채권 시장은 중개자가 매매 수요가 있는 딜러와 트레이더를 연결해주는 구조다. 디지털 자산 장외거래 시장은 채권 장외 시장처럼 중개인이 딜러와 트레이더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얻는다.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지만 현재 전체 디지털 자산 거래 25% 정도는 장외에서 거래된다. 보고서는 상위 10개 거래소의 한 달 거래량이 약 1198억달러(130조원)이며 장외 시장은 월 400억달러(약 44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블록체인 기업 서클(Circle)은 지난해에만 240억달러(26조원)규모의 장외 거래를 체결했다.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파이낸스 그룹장은 "거래소를 두고 장외 거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가격과 거래 편의성 때문이다"라 분석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장외거래는 주로 대량 디지털 자산을 매매하려는 고액 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시중 거래소에서는 유동성 확보 문제, 거래 과정에도 시세가 바뀌는 가격 변동성 문제 등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거나, 손해 볼 수 있다.

그는 "법정화폐로 거래 가능한 거래소도 제한적이어서, 달러, 원화 같은 법정화폐로 지정 호가에 거래할 수 있는 장외시장 거래를 선호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장외 시장은 대량 코인을 구매하려는 기관 투자자 외에 모금액을 현금화하려는 ICO 업체, 암호화폐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신생 거래소, 채굴한 코인을 현금화하려는 채굴업체가 주요 거래자다. 이들의 수요를 중재자가 연결하여 거래를 성사시키는 구조다.

한대훈 그룹장은 "디지털 자산 장외거래 시장은 정보 비대칭성 문제로 투자자는 업체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외 시장은 주로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비공개적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고객확인의무(KYC, Know Your Customer), 자금세탁방지(AML, Anti Money Laundrying)를 생략하거나 직거래로 대신하는 등 불완전 거래가 만연해 무기 밀매, 자금 세탁 등 불법 자금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는 신뢰할 수 있는 기업 판단 기준으로 고객확인의무(KYC)·자금세탁방지(AML)를 엄격히 요구하는지, 지급보증과 수탁 서비스 제공하는지, 장외거래(OTC) 업무 경험 있는 금융권 출신 전문가가 있는지 등을 제시했다. 다행히도 전통 금융시장에서 경험 있는 기업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입하면서 고객확인의무(KYC)·자금세탁방지(AML)을 포함한 온보딩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는 추세다.

한대훈 그룹장은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OTC 시장은 성장해왔다"며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등 시장의 모멘텀이 남아있다. 또 장외거래 비중이 70% 이상인 채권 시장을 볼 때 디지털 자산 시장 장외 거래도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한편 디지털 자산 OTC 기업은 서클(Circle), OSL(Octagon Strategy Limited), 컴버랜드(Cumberland) 및 국내의 경우 체인파트너스 OTC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