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시작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변동 속도가 가속된다. 유료방송 4위였던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로 시장점유율 2위(24.43%) 사업자로 올라섰다. KT스카이라이프를 보유한 KT(30.86%)와의 격차는 6.43%포인트로 줄었다.
LG유플러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CJ ENM이 보유한 케이블TV업체 CJ헬로 지분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 중 50%에 1주를 더해 800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유료방송업계는 3위(13.97%)로 추락한 SK텔레콤은 2위 탈환을 위해 케이블TV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KT는 국회의 합산규제 방향성이 확정된 후 몸집 불리기에 나설 수 있어 속이 탄다.
유료방송 M&A 시장에 나온 대표 매물로는 딜라이브가 있다. 이밖에 티브로드, 현대HCN, CMB 등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유료방송업계는 SK텔레콤이 인수합병(M&A)을 고려하는 1순위 매물이 서울·경기 등 알짜 지역을 보유한 티브로드가 될 것으로 점친다.
딜라이브의 시장점유율은 6.45%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이 딜라이브를 인수하더라도 점유율은 20%쯤에 그친다. 반면 시장점유율 9.86%인 티브로드를 인수하면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이 23.83%임을 고려할 때 LG유플러스(24.43%)를 턱밑까지 따라갈 수 있다.
티브로드에 이어 딜라이브까지 인수할 경우, KT를 이어 30%대 점유율도 가져갈 수 있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뛰어들지 못할 경우, SK텔레콤이 확고한 2위를 위해 딜라이브와 티브로드를 모두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손발 묶인 KT, 국회 판단 따라 딜라이브 인수 재검토
KT는 최근 KT스카이라이프 분리 논란 등을 감안해 이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 검토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
유료방송업계 일각에서는 KT가 직접 딜라이브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결론적으로 KT는 합산규제 논의가 폐기되지 않는 한 딜라이브 인수 과정에 참여하기 곤란한 입장이다.
KT 한 고위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는 불가능해진 것이 맞다"며 "과기정통부가 합산규제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국회의 판단에 따라 M&A 추진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 등 전체 유료방송 업체 중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한 조치다. 합산규제는 IPTV와 위성방송 사업권을 가진 KT의 유료방송 사업 확장을 규제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고, 3년 한시로 적용된 후 현재는 일몰됐다.
합산규제 재도입이 무산되고 KT의 딜라이브 인수가 가능해질 경우 SK텔레콤이 ‘꿩 대신 닭’으로 딜라이브 대신 현대홈쇼핑이 대주주인 현대HCN(4.16%) 인수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케이블TV M&A와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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