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와 함께 3조원대(2022년 전망)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진출 출사표를 던졌다.

SK텔레콤은 MWC 2019 개막 전날인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 등을 담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컴캐스트는 시가총액 174조원, 연매출 110조원의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케이블TV·방송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 54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했다.

컴캐스트 스펙타코어는 컴캐스트 그룹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총괄한다.

양사가 추진 중인 조인트벤처의 모체는 SK텔레콤이 2004년 창단한 e스포츠 구단 T1이다. T1 오너십이 있는 SK텔레콤이 최대주주로, 컴캐스트는 지분 투자를 통해 2대 주주가 되기로 양사는 잠정 합의했다.

T1은 월간 이용자가 1억명이 넘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월드챔피언십에서 3회 우승했고, e스포츠계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이상혁(활동명 : 페이커) 등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했다.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르네상스 호텔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이 파트너십 체결 후, e스포츠 구단 'T1' 유니폼을 입고 손을 맞잡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르네상스 호텔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이 파트너십 체결 후, e스포츠 구단 'T1' 유니폼을 입고 손을 맞잡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 국내 대기업 산하 ‘e스포츠’ 전문기업 첫 출범 … e스포츠 게임 플랫폼 추진

SK텔레콤은 ‘e스포츠’ 잠재력을 일찍 확인하고, 뉴 ICT 사업 중 하나로 장기간 준비했다.

그동안 기업이 e스포츠 구단을 직접 운영하거나 스폰서십을 통해 마케팅·홍보에 활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 대기업이 ‘e스포츠’ 전문 기업 설립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미국, 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매해 30~40% 성장하는 블루오션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 산업은 지난해 8억6900만 달러(1조원) 규모에서 2022년 29억6300만달러(3.3조원) 규모로 매해 35% 고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90년 역사 축구리그 스페인 ‘라 리가’의 연간 시장 규모인 28억달러(3조1000억원)를 뛰어 넘는다.

골드만삭스 전망은 ‘e스포츠’ 핵심 수익원인 상금, 중계권, 스폰서십, 광고, 상품 판매만 종합한 규모다. 101억달러(11조3000억원) 규모의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포함하면 2018년 관련 산업 규모는 연간 12조원대로 커진다.

양사는 ▲글로벌 e스포츠팀 공동 운영 ▲콘텐츠 공동 제작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 사업을 전세계 2억명에 육박하는 e스포츠 시청자를 대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한국, 미국, 유럽에서 글로벌 e스포츠 팀 운영을 추진하며 중계권, 광고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FC바르셀로나’와 같은 글로벌 대표 구단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게임 스트리밍 추진을 위해 양사는 컴캐스트의 미디어 역량을 활용해 e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다. SKT의 미디어 플랫폼과 컴캐스트의 스포츠 방송채널 등을 활용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주 소비층인 전세계 1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양사는 T1 브랜드와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단기간 내 세계 전역에서 e스포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클라리스 호텔에서 열린 SK텔레콤-컴캐스트 공동 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이재신 SK텔레콤 프라이빗플레이스먼트 팀장, 허석준 프라이빗플레이스먼트그룹장,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 조 마쉬 '필라델피아 퓨전' 사업총괄, 팀 버크먼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커뮤니케이션장. / SK텔레콤 제공
◇ SKT·컴캐스트, 미디어 분야 포괄적 협력 추진

SK텔레콤과 컴캐스트 그룹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양사가 가진 경쟁력을 활용한 미디어 협력을 추가 논의키로 했다.

SK텔레콤은 국내 방송사·콘텐츠 기업과 제휴를 통해 미디어 사업 경쟁력과 한류 콘텐츠 제작 역량을 지녔다. 컴캐스트는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 ‘NBC유니버셜’, ‘드림웍스’ 및 세계 곳곳에 방송 인프라를 보유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식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디베시 라즈 컴캐스트 그룹의 전략기획부문 총괄,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e스포츠 총괄 등이 참석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e스포츠, 미디어 등 뉴 ICT 사업 확대를 함께할 든든한 동반자를 얻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강화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컴캐스트 터커 로버츠는 "e스포츠 사업을 글로벌로 확대할 수 있는 값진 협력을 맺었다"며 "SK텔레콤과 함께 많은 신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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