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 분야를 꼽는다면 단연 인공지능(AI)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 두 가지는 초지능과 초연결이다. 초지능은 인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지능을 뜻하는 것으로 빅데이터·인공지능으로 대표된다. 초연결은 사회의 모든 것이 연결되고 소통되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 두 가지 특성을 기반으로 사회 전반이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다.

그만큼 세계 각국은 AI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은 AI 기술개발과 AI 교육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한다. 가장 앞선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에는 AI 기술자가 약 85만명으로 전세계 AI 기술자 190만명의 절반에 가깝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AI 단과대학을 설치했으며 다른 여러 대학도 AI 연구개발뿐 아니라 AI 교육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미국은 특히 학부에서부터 AI를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세계 AI 인재를 육성하는 370개 대학 중 미국은 170개에 달한다.

중국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에는 AI 기술자가 5만명이다. AI인재를 육성하는 대학교 20개다.
미국이 일찌감치 AI 교육을 선도하는 가운데, 중국은 발 빠르게 추격 중이다. 중국 정부와 기업은 올해 AI 기술자를 키우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은 지난해 중국 최초의 고교생용 AI 교재를 발표했다. 중국에 있는 40개교 고등학교가 해당 교재를 채택했고 전국으로 퍼질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현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조기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우리나라도 AI 인재를 키우기 위해 AI대학원 3곳을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그 과정을 마무리하고 2월말쯤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이들은 9월부터 정부 지원을 받는다. 정부 고위 관료는 AI대학원 선정이 잘 됐으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다.

학계와 업계서는 AI대학원에 큰 기대를 건다. AI대학원 선정이 의미가 높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정부의 AI대학원 선정 정책은 물론 AI 교육 정책에 일부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중국 등이 초등학교부터 AI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는 것과 비교할 때 우리는 대학원에서부터 AI 교육을 실시한다. 우리나라 학부는 교육과정 개편이 어려워 대학원부터 AI 교육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중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화했다. 또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인 만큼 SW 교육에 AI 교육을 포함하는 것이 빨리 추진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AI 지원 대학원 선정에서 여러 가지 인프라가 좋은 명문 대학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대학의 부익부 빈익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N대학 K교수는 AI 특정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소속 학교 인프라가 대형 대학과 경쟁할 수준이 되지 않아 AI대학원 선정에 지원하지 못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다.

대학 인프라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가진 강소대학이 AI를 연구하고 개발한다면 대형대학보다 더 빨리 실용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한국식 AI교육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도를 보완해 특장점이 있는 강소대학을 선정해 추가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AI대학원에 선정된 학교가 모두 공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가 공학석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리 정부가 AI 기술자 양성만을 생각한 듯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교육 정책을 보완해, AI비즈니스 전문가 양성 대책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AI와 각 산업을 융합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는 공대가 아닌 경영대나 경영전문대학원에서 AI융합비즈니스전공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통해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I 분야에서 기술 교육도 중요하지만, AI기술 교육보다 AI융합비즈니스 교육이 더 필요하다.

AI 개발자도 필요하지만, AI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AI를 이해하고 이를 각 산업과 융합하고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 AI비즈니스 전문가 양성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다행스럽게도 한 대학에서 오는 9월, 정부 지원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AI융합비즈니스전공 MBA과정을 출범시킨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중국·일본 등과 비교할 때 한국은 늦었지만, 정부와 대학 및 기업이 연합해 정책을 보완함으로써 AI기술과 AI비즈니스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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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교수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고려대 경영정보시스템(MIS) 석사, 성균관대 경영정보(MIS) 박사 과정을 거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학박사, 북한대학원 북한학박사(북한 IT전공)를 수료했으며 동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매일경제신문 기자를 거쳤다. 현재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속가능과학회 2대 회장(2012~2013)과 한국생산성학회 33대 회장(2018)을 역임했다. 웹발전연구소 대표,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 감사, 동북아공동체ICT포럼(통일IT포럼) 감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