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커머스를 담당할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이 3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수장으로는 일찌감치 최우정 이마트 이커머스총괄부사장이 낙점됐다.

 최우정 에스에스지닷컴 대표와 로고. / 신세계그룹 제공
최우정 에스에스지닷컴 대표와 로고. /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은 통합 온라인몰 SSG.COM의 노하우를 토대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낸다는 각오다. 에스에스지닷컴측이 밝힌 2019년 매출 목표는 2018년보다 29.1% 늘어난 3조10000억원이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해 한국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유통통(通) 최우정 신임 대표가 끌고 물류·ICT가 밀고

최 대표는 온라인 유통가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디앤샵 본부장과 대표직을 차례로 역임한 최 대표는 2010년 이마트 온라인사업부 상무로 입사했다. 이어 신세계 이커머스 부사장보와 총괄 부사장을 거쳐 에스에스지닷컴 신임 대표에 선임됐다.

최 대표는 2014년 에스에스지닷컴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통합 온라인몰 SSG.COM 개설 및 운영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온라인 유통 태동기부터 쌓은 경력을 토대로 신세계 및 이마트 온·오프라인 유통 특성을 신설법인에 녹여낼 적임자로 꼽힌다.

경기 김포에 마련된 온라인 물류센터 NE.O 002. / 신세계그룹 제공
경기 김포에 마련된 온라인 물류센터 NE.O 002. / 신세계그룹 제공
온라인 유통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물류 및 배송 체계다. 이 체계가 잘 구축돼야 예약 혹은 당일배송을 원활히 제공할 수 있다. 에스에스지닷컴은 경기 용인 보정(NE.O 001), 경기 김포(NE.O 002)에 이어 세 번째 온라인 물류센터 NE.O 003을 경기 김포에 설립한다.

이는 현재 신세계 온라인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경기 하남에 설립하려다 무산된 NE.O의 대체 부지를 물색 중이다. 현재 몇몇 지자체에서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400만개에 달하는 온·오프라인 상품간 시너지를 이끄는 것도 에스에스지닷컴에 부여된 과제다. 에스에스지닷컴측은 신세계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이마트 피코크를 비롯한 PL(Private Brand) 브랜드와 신선식품처럼 양사의 강점을 먼저 강화할 계획이다.

에스에스지닷컴은 이미지 분석 서비스 ‘쓱렌즈’, 인공지능 소비자 응대 서비스 ‘CS봇’ 등 이커머스 구현을 위한 ICT도 연구·개발한다. 필요한 경우 이마트와 신세계그룹의 ICT 연구 부서와의 협업도 실행한다.

◇ 매출 증대 및 흑자 전환 과제로…신세계측 "차근차근 준비할 것"

에스에스지닷컴은 원래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2018년 하반기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상이 미뤄지고 투자 확약도 2018년 10월에서야 정해졌다. 1월 26일 투자운용사 어피니티와 비알브이가 신세계그룹과 양해각서를 맺은 가운데, 이들은 에스에스지닷컴이 출범하는 3월 7000억원을 우선 투자할 예정이다.

매출 증대와 흑자 전환도 에스에스지닷컴의 과제로 남았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통합 온라인몰 SSG.COM이 문을 연 2014년 이후, SSG.COM이 5년간 쌓은 적자 규모는 총 1773억원에 달한다. 에스에스지닷컴이 올해 매출 목표 3조1000억원을 달성한다고 해도 흑자 전환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8년 기준 신세계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434억원, -22억원이다. 이마트몰의 실적(매출 1조2575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은 더 나쁘다. 에스에스지닷컴이 기대를 거는 부분은 매년 신세계·이마트몰의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있다. 그 가운데 매출 신장률은 꾸준히 15%~32%선을 유지하고 있다. 에스에스지닷컴이 2019년 매출 신장률 목표를 29.1%로 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세계그룹이 에스에스지닷컴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앞서 2018년 10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투자유치 현장에서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을 키운 것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였다면, 앞으로는 온라인 신설법인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에스에스지닷컴의 전신 SSG.COM가 세워진 2014년부터 신세계는 이커머스를 준비한 만큼, 신설법인 출범은 늦은 것이 아니다"며 "당장 흑자를 노리는 것보다는, 2020년까지는 매출을 높여 기본기를 다지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