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백도어를 사용한다며 보안 관련 비난을 하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습니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보안 표준을 만들고 검증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구오 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 기조연설자로 나와 글로벌 시장 핵심 이슈로 거론되는 화웨이 통신장비 관련 ‘보안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MWC 2019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온 궈 핑 화웨이 순환회장. / 화웨이 제공
MWC 2019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온 궈 핑 화웨이 순환회장. / 화웨이 제공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통신 장비에 백도어 시스템을 넣었고, 전세계에서 수집한 통신 관련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긴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국가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5세대(5G) 통신 장비 선정 과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미국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전 세계 모바일 업계 관계자의 눈이 쏠린 MWC 2019는 그동안의 이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에 좋은 장소다.

핑 회장은 "화웨이는 결코 백도어(관리자가 몰래 드나들 수 있도록 미리 마련해둔 뒷문)를 설치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설치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장비 관련 보안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화웨이가 가장 강력하고 지능적인 5G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한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혁신은 보안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핑 회장은 "화웨이는 2018년 150억달러 이상을 R&D에 썼는데, EU의 R&D 투자 스코어 보드에 따르면 이 기록은 전 세계에서 5위 수준이다"며 "화웨이는 일관된 R&D 투자를 통해 고객에게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과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R&D 투자에 따른 효과는 5G 기술 발전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온다. 중국의 비디오 플랫폼 기업 질러(Zealer)는 화웨이의 5G 서비스 속도가 미국보다 20배 빠르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상용망에 적용 시 20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우수한 것은 맞다는 것이다.

핑 회장은 "화웨이는 5G 네트워크를 대규모로 배치한 최초의 회사다"라며 "화웨이는 기존 대용량 기지국을 소형화 했지만 통신 속도가 14Gbps에 달하는 등 이통사의 설비구축비(CAPEX) 절약 등 장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 관련 공격을 받는 화웨이는 세계 이해 당사자가 참여해 ‘보안’ 표준을 만들자고 역제안했다. 3GPP와 GSMA가 공동으로 정의한 보안 관련 NESAS(Network Equipment Security Assurance Scheme)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핑 회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사이버 보안 관련 요구 사항의 표준화에 대한 협력은 통신 사업자의 공동의 책임이다"며 "모든 공급 업체와 통신 사업자가 검증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들자"고 말했다.

또 "3GPP의 보안 표준은 많은 정부 보안 기관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고, 이러한 기관은 5G 보안을 검증할 수 있다"며 "정부와 이동통신 사업자는 유럽에 대한이 보증 테스트와 인증 체제 동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핑 회장은 기조연설 중 에드워드 스노든과 프리즘을 언급하면서 역공의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프리즘은 미 국가안보국이 민간인 사찰 목적으로 운영했던 프로젝트로, 국가안보국 직원이었던 스노든은 2013년 프리즘의 존재를 폭로한 후 러시아로 망명한 바 있다.

핑 회장은 "프리즘을 상정할 때 그들 중 누가 가장 신뢰할 만한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사이버 보안을 관리하기 위해 프리즘이나 정치를 도입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도전 과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