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로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불만이 ‘안전 안내 문자’로 번졌다.

. /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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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의 농도가 짙어지자, 정부에서 안전 안내 문자 발송 빈도가 잦아진 탓이다. 수도권 기준으로 5일 하루 동안만 3건(서울특별시청, 경기도청, 환경부 발송)발송됐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모든 재난 문자가 ‘긴급 재난 문자'로 수신돼, 사용자들 사이에서 문자 알림 차단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 영화관에서 울린 경보음에 ‘수군수군’

행정안전부는 재난문자의 긴급성에 따라 위급 재난 문자, 긴급 재난 문자, 안전 안내 문자를 나눠서 발송한다.

안전 안내 문자는 폭염, 황사, 미세먼지 등 기상특보 관련 내용을 알린다. 일반 문자처럼 진동 여부나 벨 소리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위급 재난 문자나 긴급 재난 문자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전송된다.

아이폰 알림 설정 화면. / IT조선
아이폰 알림 설정 화면. / IT조선
서울에 거주 중인 유민지(가명·32)씨는 최근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던 도중 울린 알림소리에 깜짝 놀랐다. ‘삐이'하는 경보음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연이어 울렸기 때문이다.

유 씨는 "관람객들이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수군대며 핸드폰을 확인했다"며 "미세먼지 알람인 것을 확인하고 다시 영화를 관람하는 데 집중했지만,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안내하는 문자로 중간에 흐름이 끊겨 불쾌했다"고 전했다.

아이폰은 해외에서 제조돼 한국의 안전 안내 문자와 긴급 재난 문자 전송 시스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같은 긴급 재난 상황이 아닌 안전 안내 문자도 모두 긴급 재난 문자로 판단해 경보음이 울린다.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안전 안내 문자를 ‘소음’으로 여기고 알림을 차단하는 방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차단 방법은 간단하다. 설정→알림에 들어가 ‘긴급재난문자’ 수신 여부를 비활성화하면 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진짜 위급한 상황에 울릴 수 있는 ‘긴급재난문자' 수신까지 받을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제작한 ‘안전디딤돌'이란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 이 앱을 다운받으면 재난문자 알림 방식을 설정할 수 있다. 3G 폰이라서 그동안 재난문자를 받지 못했던 이용자들에게도 유용하다.

◇ 안드로이드 폰 ‘안전 안내 문자'만 차단 가능

안드로이드 폰 이용자들은 ‘안전 안내 문자'만 차단이 가능하다.

미세먼지 안전 안내 문자(왼쪽), 긴급 알림 설정 화면. / IT조선
미세먼지 안전 안내 문자(왼쪽), 긴급 알림 설정 화면. / IT조선
문자메시지 설정에 들어가면 ‘긴급 알림 설정'이 있다. 긴급 재난 문자와 안전 안내 문자의 알림 설정을 비활성화로 변경하면 된다.

만약 설정에서 ‘긴급 알림 설정' 항목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더보기’에 들어가면 ‘재난문자' 항목이 있다. 거기서 긴급 재난 문자와 안전 안내 문자 항목을 비활성화로 변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