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디스플레이 전문 제조사 치메이 이노룩스(이하 이노룩스)가 인도에 직접 생산 공장을 짓고 현지 TV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중국에 이어 새로운 가전 소비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를 겨냥한 한국, 중국, 대만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했다.

대만의 디스플레이 전문 제조사 이노룩스가 인도 생산라인 신설을 검토한다. 이노룩스가 2015년 공개한 65인치 8K 디스플레이 사진. / 이노룩스 제공
대만의 디스플레이 전문 제조사 이노룩스가 인도 생산라인 신설을 검토한다. 이노룩스가 2015년 공개한 65인치 8K 디스플레이 사진. / 이노룩스 제공
대만 디지타임스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노룩스가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지에 TV 생산 라인 설립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자국 산업 육성 및 보호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인도 가전 시장은 연간 약 10조원 규모에 연평균 성장률이 6%~7%가 기대되는 유망한 시장이다. 중국(약 14억2000만명)에 이은 인구 대국(약 13억6800만명)인 데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중산층의 확대로 TV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지난해 2월 자국 산업 보호 명목으로 TV 핵심 부품인 패널에 최대 2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도에서 TV를 제조하는 현지 진출 업체들과 마찰을 빚었다.

특히 약 30%의 점유율로 현지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인도 현지서 TV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해당 물량 생산을 인도와 FTA를 맺은 베트남으로 돌렸다. 여기에 다른 외국 기업들도 이탈 조짐이 보이자 다급해진 인도 정부는 이달 들어 TV용 패널의 수입 관세 철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와 삼성, 중국 BOE, 대만 AUO에 이어 디스플레이 제조사 5위인 이노룩스는 최근 인도 TV 시장 진출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다. 지난해 10월 현지에 새로운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하고 로버트 샤오(Robert Hsiao) 부회장을 센터장으로 임명하는 등 사전 작업을 마쳤다. 삼성과 LG가 포진한 프리미엄 TV시장보다 중국 브랜드들이 모인 중저가 시장을 노릴 전망이다.

한편, 디지타임스는 이노룩스가 지난해부터 TV 완제품 생산을 재개해 샤프(Sharp), 비지오(Vizio), 후나이(Funai) 등에 OEM(주문자위탁생산) 및 ODM(제조사 개발생산) 방식으로 TV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TV 출하량은 지난해 약 280만대~300만대였으며, 올해 그 두배인 500만대~600만대가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