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5G 상용화를 앞두고 이통3사의 5G 커버리지 확대 경쟁이 치열하다. 각사는 자사의 5G 커버리지가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KT는 5일까지 3만개의 기지국을 설치하겠다고 최근 공언했고, SK텔레콤은 상용화 시점엔 어느 회사보다 기지국이 많을 것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3월 말 1만8000개의 기지국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까지 5만개를 설치한다.

그런데 LG유플러스의 커버리지 확대 전략이 경쟁사와 달리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별 구축 현황을 보면 기지국은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집중돼 있다. 반면 부산, 대구, 충청, 강원 등 지역은 기지국이 거의 구축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직원이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직원이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3일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통신3사 4G 및 5G 기지국 설치 현황’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5G 기지국을 9718개(3월 20일 기준) 구축했다. 이 중 서울 6120개, 경기 1985개, 인천 1582개, 대전 30개, 광주 1개 외에는 기지국이 설치된 지역이 한 곳도 없다.

이대로라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LG유플러스 고객은 상용화 초기 5G 스마트폰을 구매해도 5G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무늬만 5G일뿐 LTE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5G 기지국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수도권에만 집중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화웨이를 제외한 삼성전자와 노키아의 5G 통신장비 수급 지연이 첫 번째고, 전략적 판단이 두 번째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현재 경기 북부 쪽은 수급률이 좋은 화웨이 장비로 5G 기지국을 구축 중이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을 맡은 삼성전자와 노키아의 수급량이 떨어지면서 기형적인 수도권 집중 현상이 나타났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충청, 호남권을 맡은 삼성전자와 경상, 강원권을 맡은 노키아의 5G 장비 수급이 비교적 늦어졌다"며 "5일 상용화 전까지 최대한 많은 지역에 기지국 구축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5G 상용화 이후에도 지방에 있는 대부분의 LG유플러스 고객은 5G 서비스를 경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대전, 충청, 호남권은 삼성전자 장비로 기지국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경상, 강원권은 최근에도 수급 곤란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수도권 커버리지 치중이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G 초기인 만큼 수도권에서 경쟁사 대비 우수한 품질을 보여줄 경우 고객 선점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도 이런 선택과 집중론을 일부 인정하는 눈치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5G 고객을 선점하고 차차 지방으로 넓혀나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전략적인 선택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초기에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홍보하지 않을 경우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방 고객의 불편 문의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응대하겠다"며 "향후에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빠르게 5G 전국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