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확대 도입하며 규제 혁신의 고삐를 조인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어린이들이 놀이터의 모래밭 에서 자유롭게 뛰노듯,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한된 조건에서 시도해 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혁신성장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혁신성장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 정부는 2019년 1월 규제혁신5법(금융혁신법, 지역특구법,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행정규제기본법)을 통해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금융위원회는 기업들의 규제샌드박스 신청을 받고 있다. 3개월 동안 통과된 안건은 17개(과기정통부 7개, 산업부 10개)에 달한다.

◇ 지역실정 맞는 규제프리존 구축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혁신성장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차관은 "산업융합, ICT, 금융 등 산업별 샌드박스와 지역단위 샌드박스 등 다양한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가 4월부터 모두 시행된다"며 "선허용-후규제 형식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세계적 수준으로 마련한 만큼 이제는 가시적 성과창출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6차 혁신성장전략점검회의서는 규제자유특구(규제프리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규제자유특구는 지역 단위의 규제 샌드박스다.

한국은 2004년부터 시·군·구의 지역특화사업 육성을 위해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특례가 법에 열거된 규제특례에 한정해 적용되는 등 유연성이 부족하고 지역특화사업에 신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조차 허용되지 않는 등 제도적인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기존 지역특화발전특구 활성화와 함께 지역 내 신기술 관련 사업 등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규제자유특구 내 지역혁신성장사업 또는 지역전략산업등에 대해서는 규제의 신속확인, 실증을 위한 특례, 임시허가를 적용한다. 규제자유특구 관련 지역특구법은 17일 시행된다.

◇ 규제에 묶였던 드론 훨훨 날까

그동안 규제에 가로막혀 활성화 되지 못했던 드론 산업에도 규제 샌드박스 개념이 적용된다. 기존 드론 관련 법령은 항공·우주·과학기술 등 관련법에 산재해 있어 체계적인 관리·지원이 어려웠다.

LG유플러스 스마트 드론이 전남 완도군 망남리 인근의 전복 양식장 정찰에 나서는 모습. /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스마트 드론이 전남 완도군 망남리 인근의 전복 양식장 정찰에 나서는 모습. / LG유플러스 제공
드론법 국회 통과로 앞으로 드론 산업에 대한 관리와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드론활용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하 드론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1년 뒤 본격 시행되는 드론법에 따르면 드론의 법적 정의를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비행체'로 규정하고, 기술개발이나 시장변화 등에 따라 새롭게 나타나는 비행체도 탄력적으로 드론으로 규정할 수 있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성과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드론관련 규제를 간소화·유예·면제하는 특별자유화 구역을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특별자유화구역은 드론활용에 연관되는 비행규제와 사업규제에 특례를 주고 자유롭게 드론 활용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공간적인 규제 샌드박스 개념이다.

정부는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에서 드론 활용에 연관되는 비행규제와 사업규제에 특례를 주고 자유롭게 드론을 활용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 밖에도 정부는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산업계 실태조사를 진행해 급변하는 업계 현황을 기본계획 등에 반영해야 한다.

실태조사 등을 추진하는 기구로 정부와 공공기관, 사업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드론산업협의체를 설치, 운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