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회장 레이스에 변수가 생겼다. 황창규 회장의 ‘복심’으로 불린 유력 차기회장 후보 김인회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레이스에서 자진 이탈하며 현직 KT 출신 10명이 후보로 압축됐다.

왼쪽부터 구현모·오성목·이동면 KT 사장. / KT 제공
왼쪽부터 구현모·오성목·이동면 KT 사장. / KT 제공
KT 이사회는 12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시작을 알리면서,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 제외를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KT 이사회에 따르면 사내 회장후보자군은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회사 또는 계열회사(KT 또는 그룹사) 재직 2년 이상이면서 회사(KT)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 이상인 자로 구성된다.

KT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회장후보자군 확보를 위해 공모 등으로 사외에서도 후보자 추천을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KT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프로세스를 처음 진행하는 만큼 검토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황 회장이 그동안 내부 후계자 양성을 강조해온 만큼 사실상 사내에서 회장 후보군이 추려질 가능성이 높다.

황 회장은 2018년 3월 정관을 개정하면서 CEO 자격에 ‘경영경험’을 ‘기업경영경험’으로 변경했다. 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인사가 KT 대표이사 후보에 오를 가능성을 차단하고, 회사 내부 출신 인사가 회장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이 기준에 상응하는 사내 후보자는 구현모, 오성목, 이동면, 김인회(이상 사장), 남상봉, 박병삼, 박윤영, 박종욱, 신수정, 윤종진, 이필재, 전홍범(이상 부사장) 등 12명(그룹사 제외)이다. 김인회 사장과 박종욱 부사장을 빼면 현재 10명이 최종 후보군인 셈이다.

김인회 사장, 이동면 사장에 앞서 유력 차기회장 후보로 꼽힌 인물은 구현모 커스터머앤미디어 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이다. 하지만 구현모 사장은 최근 국회의원 정치자금 후원금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오성목 사장 역시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 화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점 때문에 차기 회장 레이스에서 사실상 탈락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 사장과 오 사장은 3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KT 한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프로세스 절차를 처음 진행하는 만큼 심사대상자 선정 및 심사 일정을 차차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