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착오 속 100일 된 규제샌드박스…국조위, 실효 높이는 '대안' 마련 착수

류은주 기자
입력 2019.04.26 06:00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높다. 정부는 제도 정비에 나서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규제 샌드박스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모래놀이를 하는 놀이터 모래밭처럼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또는 일정 지역 내에서 규제를 일정기간 면제해주는 제도다. 한국에서 1월 17일 처음으로 시행됐다. 100일 간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그간 지적받은 내용을 반영해 제도를 보완한다.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제2차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 모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부처 장벽에 가로막힌 규제 혁신

규제 샌드박스는 그동안 부처 간 협의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규제 부처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25일 예정됐던 ICT규제샌드박스 심의 결과 브리핑은 제3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가 연기되며 취소됐다.

심의위원회 한 관계자는 "부처 간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은 안건이 있어 일정이 연기됐다"고 밝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협의가 늦춰진 안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처간 생각차로 안건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차 심의위원회에서도 뉴코애드윈드의 디지털 배달통 안건이 관련 부처와 일부 심의 위원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다.

규제 샌드박스 신청기업 중 한 업체의 대표는 "규제 관련 부처에서 반대를 할 때, 국민의 안전이나 생명 위협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하게 역기능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통과되더라도 과도한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제대로 된 사업을 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있다.

◇ 신청기업들 불만↑ 제도개선 나서

규제 샌드박스 관련 민원이 쏟아지자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국무조정실(이하 국조실)이 결국 팔을 걷어붙였다. 국조실은 25일 규제샌드박스 궁극적 목적이 규제로 가로막힌 신기술의 신속한 시장출시를 돕는 것이란 취지를 살리기 위한 개선방향을 내놨다.

. / 국무조정실 제공
과제 심사 단계에서 규제부처에 부가 조건의 필요성이나 해외 사례 등 입증 책임을 부여하고, 입증이 불충분할 경우 조건의 부가를 제한하기로 했다.

또 전문 분과위원회에서 부가 조건의 적절성을 점검해 필요한 경우 완화한다. 이미 통과한 안건들도 해당된다. 전문 분과위원회는 6~7명으로 구성되며 수시로 열린다.

동일‧유사 신청사례는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하게 처리하고, 명백하게 불합리한 신산업·신기술 규제는 규제 샌드박스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결정권자들이 모인 ‘규제 관계차관회의' 등에서 정비한다. 민간 전문가나 관계 부처의 유권해석이 충분한 안건을 솎아내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함이다.

규제샌드박스 신청 작업을 돕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관계 부처 인력 충원도 단행한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그동안 규제샌드박스 취지와 맞지 않게 과도하게 허가 조건을 내건다든지, 국민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안건들조차도 전향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문제점들이 있었다"며 "이번에 규제부처가 조건 부가의 필요성을 입증하도록 바뀐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다.

임홍기 국조실 규제혁신제도팀장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가치가 충돌되면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문제가 있었다"며 "부가조건 필요성을 규제 부처가 입증하라고 하면 물론 반발이 있겠지만, 규제샌드박스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며, 앞으로도 제도를 계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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