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내비게이션 앱 ‘원내비’에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 안내 서비스를 탑재해 티맵 잡기에 나섰다. 반면 SK텔레콤은 기존 ‘티맵 누구’의 음성명령을 통한 미세먼지 괸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KT는 8일부터 원내비를 통해 내비게이션 서비스 이용 중 미세먼지 등급 확인이 가능한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 안내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한다고 이날 밝혔다.

KT 원내비 미세먼지 정보 안내 서비스 화면. / KT 제공
KT 원내비 미세먼지 정보 안내 서비스 화면. / KT 제공
원내비의 미세먼지 정보 안내 서비스는 운전자에게 현재 위치뿐 아니라 목적지 주변의 미세먼지 등급을 제공한다. KT의 미세먼지 정보 제공 플랫폼 ‘에어맵 코리아’의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에어맵 코리아 서비스는 기존 시간 단위로 제공된 다른 미세먼지 정보 안내 서비스와 달리 10분 단위의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환경부가 제공하는 미세먼지 정보와 KT가 1㎢ 내외로 세밀하게 구축한 전국 2000개 측정망의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해 국내 최대 규모의 미세먼지 측정 커버리지를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원내비 앱을 실행하면 현위치 주변의 미세먼지 정보가 바로 나타난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목적지 주변의 미세먼지 정보가 표시된다. 위치 변화에 따라 미세먼지 등급이 나쁨 또는 좋음으로 변할 경우는 화면 표시뿐 아니라 음성으로 안내를 해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KT는 환경부와 협업해 원내비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일에 원내비를 접속할 경우 발령 지역 및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단속 정보 등을 안내한다.

KT는 향후에도 빅데이터 분석 기반 미세먼지 예측 정보를 결합한 ‘미세먼지 없는 청정길’, ‘비 맞지 않는 도보길’ 등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선보여 경쟁사 앱과 점유율 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SK텔레콤 티맵 누구.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티맵 누구. / SK텔레콤 제공
◇ SK텔레콤 "누구 서비스 기반 미세먼지 정보 제공이면 충분"

하지만 SK텔레콤은 KT의 반격에 개의치않는 분위기다. 비슷한 기능을 탑재하기 보다는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 개선을 통해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티맵 누구 음성명령에서 이미 미세먼지 정보를 음성으로 실시간 제공하고 있어 추가 탑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미세먼지 정보를 구체적으로 안내 해달라는 고객 문의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KT의 에어맵 코리아와 같은 세밀한 미세먼지 측정 커버리지를 보유하지 못해 비슷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K텔레콤은 2018년 10월 한국야쿠르트, 위닉스와 협력해 미세먼지 지도 ‘에브리에어’ 앱을 출시했다. 에브리에어 앱은 전국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는 한국야쿠르트 카트 ‘코코’와 일반 이용자 대상의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에어비’ 등을 통해 사람이 숨쉬는 높이에서 측정한 공기질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2019년 내 야쿠르트 카트 1만개와 휴대형∙고정형 센서 14만개를 포함해 총 15만개 이상의 센서로 촘촘하고 세밀한 미세먼지 지도를 그리겠다고 밝혔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브리에어 앱이 제공하는 미세먼지 정보가 부정확하다는 이용자의 지적도 잇따른다.

KT는 정확한 미세먼지 정보 제공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원내비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향후 원내비 앱에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으로 등록한 이용자에게 현 위치와 목적지 기반의 세부적인 비상저감조치 발령 및 운행 단속 지역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최강림 KT 커넥티드카 비즈센터장은 "운전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 및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원내비에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 제공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하고 차별적인 콘텐츠를 원내비 및 차량 제조사 대상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모바일 내비게이션 점유율은 티맵 55%, 카카오내비 18%, 원내비 9% 순으로 조사됐다. 이통업계는 최근 점유율 역시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