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활발한 해외 미술품 담보대출, 매년 15% 이상 고성장 이끌어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 박지혜 석사
입력 2019.05.08 17:09 수정 2019.06.11 14:26
지난 칼럼에서 한국 미술품 거래 시장의 특성과 현황을 살펴봤다. 한국의 GDP는 세계 11위에 오를 만큼 크지만, 미술품 거래 시장은 참여자 숫자(Width)와 투입 자본(Depth) 모두 적은 ‘좁고 얕은 시장’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1+0은 1, 0+1도 1이다. 1+1=2를 만들려면, 한국 미술품 거래 시장을 GDP에 어울리는 ‘넓고 깊은 시장’으로 키우려면 시장 참여자 숫자와 투입 자본을 함께 늘려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결론도 냈다.

미술품 거래 시장에 투입될 자본을 늘리는 방법으로 ▲수요-공급의 법칙 등에 따라 시장 논리에 맡긴다 ▲미술품이 투자할 만한 자산이라는 인식을 만든다 ▲미술 시장에 투자할 요인을 제공한다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세번째, 투자할 요인을 제공하는 안을 주목할 만하다.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술품을 자본의 원천으로 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를 투자 요인으로 분석한 해외 은행과 연기금, 보험사와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금융 주체가 미술품 거래·투자를 감행한다.

투자는 ‘불확실성이 수반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에 자본을 투입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같은 논리로 미술품 투자는 ‘미술품에 자본을 투입해 원하는 수익을 얻으려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미술품 투자를 위한 자본 조달 방법으로 ‘미술품 담보대출’을 이용한다.

미술품은 동산(動産)에 속한다. 미술품 거래 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는 1920년부터 ▲동산 감정평가 ▲현장 조사(Field Examiner) ▲담보 처분(Liquidator) 등 자산담보대출(ABL, Asset Based Lending) 및 동산 관련 금융이 활발했다. 부동산 담보대출(37%)보다 동산 담보대출(63%) 규모가 더 클 정도(2018년 금융위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 전략 발췌)다.

미술품 담보대출은 개인은 물론 화랑도 이용한다. 개인 미술품 담보 대출은 미술품을 가진 개인이 상속세나 만기 대출금, 브릿지 론(단기 대출금)을 지불할 유동 자본을 만들 때 주로 쓴다. 또다른 투자를 위해 유동 자본을 확보하려는 개인에게도 인기다. 자본 공급 주체는 은행뿐 아니라, 경매 기관과 부티크(Boutique, 양품점)도 해당한다.

화랑 미술품 담보 대출은 은행의 기업금융대출(Business Finance Loan)과 유사한 형태다. 미술품을 판매하는 딜러 혹은 화랑에 운전자본(Working Capital,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본) 유치권을 주려는 목적에서다. 대출기관은 딜러 혹은 화랑이 가진 미술품의 목록, 현금 흐름과 매출 채권 등을 고려해 자본을 투입한다.

미국의 연간 미술품 담보 대출 규모는 15억~19억달러(1조7540억~2조2218억원, 2017년 기준)에 달한다. 덕분에 미국 미술품 거래 시장 규모 역시 지난 5년간 매년 15~20%(대출 잔액의 가치로 측정했을 때) 성장했다. 개인과 화랑이 미술품을 거래하기 위해 담보 대출을 이용하자 시장도 함께 성장한 사례다.

사실 한국에서도 몇 차례 미술품 담보 대출이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았다. 왜일까?

다음 칼럼을 통해 한국 미술품 담보 대출 사례와 결과, 현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공동 필자 박지혜 석사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 대학원 졸업 후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감정인력 양성 지원-미국감정가협회(AAA) 협력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연구 용역, 갤러리 전시 기획 등 다양한 아트 파이낸스 실무 경력을 쌓았다.

이들은 한국 미술품 구매·투자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2016년 한국금융연구원 기타보고서 ‘국내 미술금융 활성화 전략 및 활용방안’, 10년간 이뤄진 5만건 이상의 미술품 경매 데이터를 분석해 전시 여부와 가격간 상관 관계를 증명한 논문 ‘미술관 전시 여부와 작품 가격의 관계’를 집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지원 사업 계획(안)’의 운영 방안 연구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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