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 이동식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전기차 폐배터리로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2020년부터 생산한다. 최대 360㎾의 전력을 저장하고, 최고출력은 100㎾에 달한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한시적으로 차량이 몰려 충전하기 힘든 곳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ID.3 공장에서 연간 33만대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다.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진행될 수록 쏟아져나올 폐배터리의 처리 방안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폭스바겐이 생산할 예정인 이동식 에너지저장장치. /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이 생산할 예정인 이동식 에너지저장장치. / 폭스바겐 제공
앞서 유사한 모델을 닛산이 선보인 바 있다. 닛산은 2011년 쓰나미 피해로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지역에 이동식 전력공급 장치를 투입했다. 복구 현장에 조명을 비추는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동식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닛산 전기차 리프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제작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 남부 잘츠가터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립했다. 파손됐거나 오래 사용해 성능이 떨어진 전기차 배터리는 잘츠가터 공장으로 보내 이동식 ESS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처리 가능한 배터리팩은 약 1200톤으로, 약 3000대의 전기차에서 나오는 배터리양에 해당한다.

ESS 생산이 곤란할 정도로 망가진 배터리는 파쇄 및 분류 작업을 거쳐 ‘검은 가루'를 만드는 데 쓰인다. 배터리에 함유된 코발트, 리튬, 망간, 니켈 등 고가 금속류를 추출하기 위한 원재료다. 현재 폭스바겐의 배터리팩 부품 재활용률은 53%다, 회사는 재활용 비율을 97%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