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일 오후 11시, 한국은 미국보다 2시간 앞서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5G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대중의 관심이 쏠린다.

시너지 효과를 낼 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실감형 콘텐츠(immersive content, immersive media, 실감 콘텐츠, 실감형 미디어라고도 한다)를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는다. 우리는 실감형 콘텐츠를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한다.

실감형 콘텐츠는 인간의 오감을 극대화해 실제와 유사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콘텐츠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이 해당된다. 실감형 콘텐츠는소비자와 콘텐츠의 능동적 상호작용성과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 제공, 이동성이 특징이다. 실감형 콘텐츠는 게임, 영화를 넘어 교육, 의료,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5G 시대에 실감형 콘텐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4G에서는 용량과 속도 등의 문제로 실감있게 작동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5G에서는 명실상부하게 실감나게 작동이 가능하다.
실감형 콘텐츠는 수년전부터 개발되고 활용됐지만 널리 확산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차세대 통신으로 주목받는 5G 상용화와 함께 실감형 콘텐츠의 대중화와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5G는 기존 4G 대비 속도와 전송 용량 면에서 크게 발전된 기술로, 시각 정보뿐 아니라 오감 정보를 모두 전달하는 실감형 콘텐츠의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기에 적합하다.

실감형 콘텐츠는 이제 막 시동을 건 5G 이동통신 초저지연 네트워크에서 유통될 대표 콘텐츠로 기대를 받는다. 앞으로 국민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때문에 정부 역시 실감형 콘텐츠에 주목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월 5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실감형 콘텐츠 발전 전략을 모색하고 민관합동 '실감형 콘텐츠 진흥위원회'를 출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4월 24일 5G+전략산업 민·관 간담회를 열고 "실감콘텐츠 분야는 5G 초기시장의 빠른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분야로 5G 콘텐츠시장 활성화를 위해 첫 번째 논의 분야로 실감콘텐츠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5G는 개발 초기 단계다. 안정적인 산업기반과 시장 조성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정부는 실감형 콘텐츠 발전을 위해 민관협력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이동통신사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제조사와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이 시장 선점 준비에 한창이다.

SK텔레콤은 모바일·인터넷 TV 서비스 '옥수수'를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과 통합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KT는 교육업체와 손잡고 실감형 교육 콘텐츠를 제작한다. 국내 수많은 관련 기업들은 실감형 콘텐츠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며, 세계시장 공략을 준비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세계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8년 67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서 2020년 700억달러(약 77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4000억원에서 2020년 5조7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2025년까지 최소 2조5000억원, 2030년까지는 3조6000억원의 사회적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감형 콘텐츠 활성화 및 대중화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VR 체험존을 중심으로 한 수익모델은 초기 형성 단계다. 콘텐츠 개발·유통 업체는 높은 제작비용과 유통 불확실성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실감형 콘텐츠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아이디어와 창의력, 비즈니스 모델이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하면 국내 및 세계시장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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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교수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고려대 경영정보시스템(MIS) 석사, 성균관대 경영정보(MIS) 박사 과정을 거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학박사, 북한대학원 북한학박사(북한 IT전공)를 수료했으며 동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매일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웹발전연구소 대표와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