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대표들이 정부를 상대로 연구개발 (R&D) 지원 확대 등 바이오헬스 기술 경쟁력 확보, 투자 지원 및 세제 지원 등 산업 생태계 혁신, 바이오 인력 등 바이오헬스 전문인력 양성, 인허가 단축 등 규제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획재정부는 15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바이오헬스 혁신 민관 공동 간담회를 열고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을 위한 정책 과제를 토론했다. 이 자리에는 5개 부처 장·차관을 비롯해 국내 제약바이오 CEO 9인이 참석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진행으로 이뤄진 이날 간담회는 바이오헬스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현장중심형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 소관 부처 장관․처장 등의 답변이 격의 없이 이루어지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토론과 논의가 이루어져 기업과 정부 간 소통의 장이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박능후 장관은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돼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며 "이 자리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이고 현장의 고충을 듣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R&D 지원 확대 및 투자·세제 지원 등의 의견을 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벤처와 기업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며 "기업, 대학, 병원 등이 함께 연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임상 3상 등을 위해서는 R&D 지원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며 "생산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방형 혁신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므로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정열 한독약품 대표 역시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샌드박스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신약개발 연구비를 자체 조달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역시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을 위해선 다양한 기업과 벤처 등이 함께 노력하는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규제기관 역량 강화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자동차․반도체 산업보다 더 큰 바이오 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을 바라보고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규제기관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약개발을 위해 보다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는 "신약 개발에서 초기 지원보다 임상 2~3상 지원이 더 필요하다"며 "해외 우수인력을 국내로 유치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신약 개발에서 물질 분석과 검증이 필수적이다"라며 "국내 CRO 등 역량 제고를 지원해야 하고, 벤처 인력 수급이 곤란하므로 인력 트레이닝 시스템을 부처가 협력해서 구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스타트업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대학 연구가 창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과학자 등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데이터 과학자 등 바이오 헬스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는 "결핵 백신 등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R&D 지원 확대와 벤처도 해외 임상 등을 할 수 있도록 대형과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각 부처 장관들 역시 기업 대표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의약품 안전 관리 수준을 세계적 수준에 맞춰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속한 품목 인허가 등에 필요한 부족한 심사인력 확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상시험 제도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기업 R&D 재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세제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며 "바이오헬스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지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촉진자 역할을 하고, 바이오헬스 산업에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문인력 양성, 백신 자주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등을 위한 정책방안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