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한국을 자사 클라우드 사업 확대의 시발점으로 삼는다.

구글코리아는 23일 본사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클라우드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내년 초 한국 리전 오픈에 앞서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존재감과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사전 준비다.

구글은 일찌감치 자사의 주요 플랫폼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메일, 유튜브, 구글 맵스 등 대표적인 서비스는 모두 자사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구글이 자사 서비스에 집중하는 사이 비즈니스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가 먼저 선점했다. IBM, 오라클 등 전통적인 IT 기업들도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 주자로 뛰어든 구글은 수십년간 자체 클라우드를 운영하며 쌓아온 인프라와 노하우, 기술력 등 자사만의 장점으로 경쟁이 심화하는 비즈니스 클라우드 시장을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자사 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소개 중인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한국 총괄. / 최용석 기자
자사 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소개 중인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한국 총괄. / 최용석 기자
특히 국내 다수의 기업이 일찌감치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해 많은 요청과 관심을 보여왔다고 구글 측은 강조했다. 한국 리전 설립을 결정하게 된 것도 그러한 수요가 무시 못 할 수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구글 클라우드 한국 리전은 내년 초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한국 총괄은 "구글은 클라우드 사업을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장점을 갖췄다"며 "전 세계 10억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서비스만 8개를 운영 중인 글로벌 스케일 인프라스트럭처와 이를 통해 축적된 운영 노하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등 클라우드 기반 첨단 기술에서의 업계 리더십 등이 구글 클라우드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을 크게 세가지로 꼽는다. ▲외부 의존도가 낮은 탄탄한 자체 인프라스트럭처 ▲업계 표준에 가까운 오픈 플랫폼 ▲첨단 기술을 통한 혁신 제공이 그것이다. 기존 통신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자체적으로 구축한 광케이블 기반 글로벌 프라이빗 네트워크와 지난 20여년간 축적된 운영 및 서비스 경험이 더해져 빠르고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술력에서도 자신감을 보인다. 차세대 클라우드의 핵심 기술인 ‘쿠버네티스’를 비롯, 현재 클라우드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기술의 상당수가 구글이 자체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기술이라는 것. 또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 등 데이터 활용에 필요한 첨단 기술 부문에서도 더욱 앞선 기술력을 고객사들과 공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날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사례도 선보였다. 패널로 참석한 임형진 삼성전자 클라우드 수석 아키텍트와 김동현 넷마블 상무는 각각 ‘빅스비 2.0’과 게임 서비스 부문에서 구글 클라우드의 협력 사례를 간단하게 소개했다. 패널로 참가한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구글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가 높은 데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차별화되고 신선한 서비스가 많아 협업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구글은 24일 자사의 비즈니스 클라우드 사업을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하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9 리캡’ 행사를 개최한다.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넥스트 2019’에서 선보인 자사의 새로운 클라우드 기술과 솔루션을 국내에서 소개하는 행사다. 온프레미스와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구글 클라우드를 하나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플랫폼 ‘안토스(Anthos)’ 등 다양한 신기술과 솔루션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