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스타트업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 정부에 스타트업 업계 목소리를 전달하는 단체는 있을 필요가 없다. 각자 사업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목표는 스타트업 단체가 필요 없어지는 환경이다. 장관이 직접 오셨으니 우리 목소리 반드시 들어줄거라 기대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1일 디캠프(서울 역삼동)를 찾아 8개 벤처혁신기업 단체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중기벤처업계 다양한 현안을 들었다. 벤처혁신기업 관계자들은 박영선 장관에게 현재 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반드시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이번 간담회는 장관 취임 이후 혁신기업 유관단체장과 첫 만남 자리다. 혁신기업들이 현장에서 스케일업을 하는 과정 중 느낄 수 있는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제2벤처 붐 확산방안을 위한 의견을 수렴해 정부정책에 반영하고자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혁신기업 단체장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함께 혁신성장을 위한 다양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에 접수된 건을 두고 담당 공무원들이 ‘이건 불법이라 허용해주기 힘들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 한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규제 샌드박스는 현재로선 불법일 수 있지만 일단 한번 해볼 수 있게 도와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라며 "장관께서 관심을 갖고 규제 샌드박스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안준건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강조했다. 안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서로 가치를 공유하고 상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도록 중기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임병훈 이노비즈협회 부회장은 인력 문제를 지적했다. 임 부회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인력 유출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라며 "정부와 회사, 기업이 함께 장기 적금을 만드는 방법으로 인재들의 안정된 생활을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업계에서는 스마트공장 확산과 스케일업 펀드 등이 포함된 추경이 조속히 확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선 장관은 이에 대해 "애로나 건의사항은 꼼꼼히 살펴 바로 개선이나 실행이 가능한 것들은 조속히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타부처 등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혁신기업 대변인으로서 서로 머리를 맞대 해결방안을 찾아 나가는 연결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