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멀티미디어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 맥 프로, 영상 코덱 ProRes(RAW)를 앞세워 8K 콘텐츠 생태계를 넓힌다. 캐논을 비롯한 광학 업계도 8K·ProRes 기기를 선보이며 애플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애플 맥 프로. / 애플 제공
애플 맥 프로. / 애플 제공
애플 맥 프로에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와 고성능 메모리 시스템, 확장 슬롯이 탑재된다. 여기에 그래픽 가속 도구 애프터버너와 고화질 모니터 프로 디스플레이 XDR을 더하면, 일반 PC로는 하나도 다루기 힘든 8K ProRes 혹은 ProRes RAW 영상 콘텐츠를 동시에 세개 편집할 수 있다.

애플 맥 프로 발표 현장에는 ProRes를 탑재한 캐논 8K 시네마 카메라가 배치됐다. 시연 영상 일부도 이 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논은 2015년부터 8K 시네마 EOS 카메라를 개발 중이다. 2018년 11월 열린 영상기자재전 인터비(Inter BEE)2018에 등장한 프로토타입 이후, 캐논 8K 시네마 EOS 카메라의 동작 제품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아토모스 네온 모니터. / 아토모스 홈페이지 갈무리
아토모스 네온 모니터. / 아토모스 홈페이지 갈무리
앞서 2일 폐막한 영상·영화기자재전시회 시네기어(Cine Gear)에서 촬영장비 기업 아토모스는 네온 시네마 시리즈 모니터·레코더에 애플 ProRes 관련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기능 추가 후 이들 제품은 8K 60p ProRes 영상을 다룰 수 있게 된다.

8K UHD 콘텐츠의 용량은 압축 시 대개 1분에 1GB쯤이다. 막대한 용량의 8K UHD 콘텐츠를 편집하려면 화질 저하를 최소화하면서 용량을 줄이는 코덱이 필수다. 2007년 등장한 애플 ProRes는 코덱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는 업계 평가를 받았다.

영상 압축 없이 있는 그대로 녹화하는 비압축(RAW) 촬영 시 애플 ProRes의 진가가 드러난다. 1분에 수십GB 용량을 차지하는 4K UHD 콘텐츠는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으로 편집해야 한다. 반면, 애플 ProRes를 사용하면 맥북 프로와 같은 노트북으로도 4K UHD 비압축 콘텐츠를 편집할 수 있다.

레드(Red), 블랙매직(BlackMagic) 등 8K 시네마 카메라 제조사, 항공 촬영 드론 제조사 DJI도 일찌감치 애플 ProRes 코덱을 주력으로 삼았다.

UHD 시장 흐름이 4K에서 8K로 넘어가는 지금, 고성능 및 고효율 코덱을 가진 애플 맥 프로는 전문 영상 편집 작업자에게 가장 알맞은 편집 기기다. 애플이 8K UHD 콘텐츠 시장 주도권을 상당 부분 선점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영상 업계 관계자는 "프록시(작업 시간 단축을 위해 편집 시 영상 해상도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기술) 없이 8K UHD 콘텐츠를 편집할 수 있는 점이 애플 맥 프로의 매력이다"며 "초고해상도 게임, 가상현실 콘텐츠 작업자가 맥 프로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