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가 세계 최초로 축산물 전용 무인 자동판매기 사업에 뛰어든다. 유통 단계 축소 및 포장비 절감으로 육류 단가를 대형마트와 비교해 50% 가량 낮춘다.

김기봉 미트박스 대표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 식당에서 개최한 창립 5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KT와 함께 하반기 ‘미트박스 키오스크(자판기)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키오스크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무인 매장에 들어서며 연내에는 수도권에 20곳 안팎 세우진다. 시작 시점은 전기전파인증 작업을 마치는 9~10월로 예상했다. KT는 미트박스 출자사다.

김기봉 미트박스 대표가 ‘IoT 자판기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준배 기자
김기봉 미트박스 대표가 ‘IoT 자판기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준배 기자
미트박스 키오스크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설계돼 있다. 회사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모든 상품(육류) 재고 및 신선 정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전자결제가 가능하며 CCTV 등 보안장치를 갖췄다. 회사는 단가 3000만원 수준인 키오스크를 중국업체와 공동 개발했다.

경쟁력은 가격이다. 기존 직거래 플랫폼을 통한 가격 인하에 이어 포장 및 배송비용 축소로 판매되는 육류 가격을 대폭 낮췄다. 김기봉 대표는 "삼겹살 1㎏을 기준으로 한돈은 1만1000원선, 수입육은 5000원대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가격은 대형마트와 비교해서는 50%, 마켓컬리와 비교하면 60% 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미트박스의 육류 전용 IoT 키오스크 ‘미트박스' / 자료 미트박스
미트박스의 육류 전용 IoT 키오스크 ‘미트박스' / 자료 미트박스
미트박스는 전용 애프리케이션인 ‘스마트픽'을 통해 가정 배송시장에도 진출한다. 마켓컬리 등 기존 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한 것으로 김 대표는 가격적으로 높은 경쟁력이 있는 만큼 단기간에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트박스는 설립 첫해인 2014년 거래액이 4000만원에 불과했으나 만 5년째인 올해 거래액 2500억원을 바라본다. 향후 5년내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제시했다. 육류 공급 협력사는 현재 200여곳에 200여종에 달한다. 돼기고기 브랜드 ‘하이포크'의 팜스코 등 대형 육류 생산업체들도 미트박스 사업에 참여중이다.

미트박스는 최근 수년 벤처캐피털업계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16년 3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17년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이 8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KT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 NH농협캐피탈, 디티앤인베스트먼트, 고릴라PE 등으로부터 150억원 규모 자본을 유치했다.

김기봉 미트박스 대표는 "국내 육류 유통 관행상 2~3차례 유통 과정에서만 30% 가까운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한다"며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합리한 소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트박스가 육류 유통시스템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