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총수' 구광모號 LG 1년, 젊고 빨라졌다

김준배 기자
입력 2019.06.28 16:12 수정 2019.06.28 19:01
‘정도・뚝심・50대’(구본무 회장) vs ‘실용·속결・40대’(구광모 회장)

29일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1년이 된다. 평가는 우호적이다.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 갑작스런 취임에도 전임 회장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오히려 구광모 회장만의 스타일을 드러냈다. 만 50세에 취임한 고 구본무 전임 회장과는 다른 40세의 구광모 경영 스타일이다. 구본무 회장은 ‘정도' ‘인화' 그리고 ‘뚝심’ 경영으로 통했다. LG의 힘이 됐고, 그룹 전체가 뭉치는 원동력이 됐다. 구광모 회장은 젊은 만큼 빠르고 실용적이다. 지난 1년을 통해 고 구본무 전임 회장과 구광모 회장을 비교한다.

LG그룹 고 구본무 전임 회장(왼쪽)과 구광모 현 회장./ 자료 LG그룹
◇정도 vs 실용 = 구본무 회장 경영철학은 ‘정도’로 통한다. ‘부정한 방법으로 1등을 할 거면 차라리 2등을 하라' ‘기업은 국민 신뢰없이 영속할 수 없다' ‘어렵다고 직원을 함부로 내보내서는 안된다' 등이 대표적인 발언이다. 구본무 회장 정도경영은 그의 ‘인화' 정신과 함께 LG인의 마음 깊이 자리한다. 이는 임직원의 ‘애사심'과 회사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고, LG의 경쟁력이 됐다.

구광모 회장 1년 실용주의 모습이 눈에 띈다. 회장 취임식을 하지 않았으며, 호칭을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행사에서는 재킷 안에 폴라티를 받쳐 입고 참석했다. 대학생과의 자리에서는 서스럼없이 대화하고 사진을 찍는다. 구광모 회장 본인이 전면에서 실용을 강조하면서 임원은 물론 직원도 빠르게 변한다. 과거와 달리 복장이 편해졌다. 지난해 9월 청바지와 운동화가 가능한 완전자율복장제가 기여했다. 회장을 대하는 직원 자세도 바뀌었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젊은만큼 편하다"고 전했다.

◇뚝심 vs 속결 = 구본무 회장은 뚝심으로 신사업을 세계 정상권에 올려놨다.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LG전자와 LG반도체가 주력사업으로 키우던 LCD사업부를 분리 통합해 현재의 LG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리스크 우려에도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선두업체로 만들었다. ‘올레드' TV도 마찬가지다. 업계가 주저하는 사이 꾸준한 투자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했다. ‘세계 최초’ 역사를 계속 써내려갔다. 2차전지도 사례다. 한 때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에도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과감한 투자를 지시했다. 현재 중대형 2차전지 분야 선두자리에 서 있다.
해외시장 정책도 구 회장의 뚝심은 보인다. 많은 회사들이 중국 투자를 고민하는 사이 구 회장은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미래 수요처로 본 것. 구본무 회장은 중국을 ‘전략시장'으로 강조하며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개발을 독려했다. LG가 일본시장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데에도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시장 관리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고 구본무 회장이 2014년 한 행사에서 ‘LG올레드 TV’를 살펴보는 모습(왼쪽)과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투명 플렉시블 OLED' 패널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오른쪽). / LG그룹 제공
구광모 회장은 지난 1년 과감한 결단으로 승부사적 경영 기질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4월 LG전자 평택 스마트폰 공장 철수다. 취임한지 1년도 안돼 공장을 철수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우려와 달리 시장에서는 최선책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구광모 회장의 결단력을 높이 평가했다. M&A 사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로봇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올 4월 미국 듀폰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기술 및 미국 화장품 회사 ‘뉴에이본'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방송통신 융합을 위해 CJ헬로비전을 인수 했다. 이밖에 물류계열사 판도스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과 서브원 사업 분할 등의 모습도 문제 소지를 빠르게 정리하는 신속한 결단의 모습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체제 후 확실히 조직이 유연해졌다"며 "사업 진행에 속도가 난다"고 말했다.

◇50세 vs 40세 =구본무 회장은 만 50세에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 은퇴와 함께 경영권을 물려 받았다.
30세에 LG 전신인 럭키에 입사해 20년 동안 한단계씩 올라왔다. 1989년부터 그룹 부회장에 올라 사실상 그룹 총수 준비를 해왔다. 말 그래도 ‘준비된 회장’이었다. 기존 LG 체계가 몸에 배어 있었고 그 틀에서 구 회장은 체화된 회장으로서 기존 틀을 깨지 않는 범위내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반면 구광모 회장은 다르다. 경영수업을 쌓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았다. 마이너스 요인만은 아니다. 기존 틀을 깰 기회다. 조직이 더 젊어지고 새로운 경영 트렌드에 맞춰 변화할 수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 바뀐 보고 시스템 등 변화된 모습은 젊은 구광모 회장이 해낼 수 있는 정책이다. LG 한 임원은 "회의 스타일만 보면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선대 회장이 의사 결정을 위해 보고받는 구조였다면 구광모 회장은 더 좋은 그림을 위한 토론식"이라며 "매년 정례적으로 진행한 임원세미나를 LG포럼으로 전환한 것도 좋은 본보기"라고 소개했다. 구본무 전 회장은 분기별로 400명 가량 모여 임원세미나를 진행했다. LG포럼은 100명 미만 규모로 매달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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