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통3사는 차별화 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5G에서 ‘1등’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다. 이를 위해 VR·AR·게임 등 5G 전용 콘텐츠를 발굴하고, 기업간 거래(B2B) 솔루션 및 서비스를 강화한다.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커버리지 확대 경쟁도 치열하다. 5G 주도권 확보가 걸린 만큼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과도하게 지원금을 인하하며 출혈 경쟁을 펼친다. 5G 속도를 놓고 무의미한 비방전을 벌이기도 한다. IT조선은 5G 상용화 이후 펼쳐진 이통3사의 1등 쟁탈전 과정과 향후 전략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5G 시대의 진정한 승부는 기업용 서비스(B2B) 시장에서 가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G 초반에는 B2C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지지만, 점차 기업 간 B2B 영역에 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김봉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연구소장 역시 B2B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5G 기술은 단순히 LTE보다 빠른 기술이 아닌 신산업과 비즈니스 발굴 등에 활용할 기술이다"며 "지금은 B2B 비즈니스 모델 발굴 사례가 부족하지만, 향후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5G를 활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스마트오피스. / SK텔레콤 제공
스마트오피스. / SK텔레콤 제공
통신 업계는 기업용 서비스 시장 확장에 시동을 건다.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오피스 분야에서 벌써 경쟁의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KT는 스마트팩토리에서, SK텔레콤은 스마트오피스 시장 선점에 나섰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장비들이 무선 통신망으로 연결돼 제품 생산부터 품질 점검까지 전 과정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이뤄지는 공장을 말한다. 스마오피스는 5G를 통해 사람과 공간, 디바이스, 센서 등이 거미줄처럼 엮여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시·공간 제약 없이 업무가 가능한 곳을 말한다.

◇ 기업전용 5G 요금제까지 등장

SK텔레콤은 2018년 12월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20개 기업·기관과 함께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5G 스마트로봇, 5G 설비 및 솔루션 등을 공동 개발 중이다. 5G전용망과 특화 솔루션, 데이터분석 플랫폼, 단말을 함께 제공하는 기업전용 '올인원 패키지'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의 5G 1호 고객은 명화공업이다. 공장 생산라인에 고화질 카메라와 5G 네트워크,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제품의 결함 여부를 확인하는 5G AI 머신비전 등을 공급했다.

SK텔레콤은 계열사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공정에도 5G 기반 스마트팩토리 도입한다. 아직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LG유플러스도 계열사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공략한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LG전자, LG CNS와 손잡고 5G 기반 스마트 팩토리 서비스를 공개했다. 하지만 평택의 생산 공장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시연하는 데 그쳤다.

스마트팩토리 기술. / KT제공
스마트팩토리 기술. / KT제공
KT는 가장 적극적으로 5G 스마트팩토리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낸다. 황창규 회장은 "스마트팩토리는 5G B2B 시장의 핵심분야로 우리가 선점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고도화 및 솔루션 개발에 잇따라 참여 중이다. 4월에는 통신3사 중 유일하게 ‘기업전용 5G’를 선보이고 기업 전용 요금제도 마련했다. KT ‘기업전용 5G’는 일반 인터넷망을 통하지 않고 보안성을 강화한 전용 무선망을 제공한다. 요금제에 따라 최소 300GB부터 최대 200TB 데이터를 제공한다.

KT의 기업전용 5G 1호 가입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다. 현대중공업은 5G 네트워크에 연결된 AR글라스와 지능형 CCTV를 통해 생산 현장을 관리하고자 한다. 안전직원의 목에 건 넥밴드형 360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 없이 조선소 현장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전송하는 등 5G 기반의 솔루션을 적용한다.

이 밖에도 KT의 코그넥스, 텔스타홈멜, 유도그룹 등을 스마트팩토리 파트너 사업자로 뒀다.

◇ 장관들 5G 현장방문 ‘스마트오피스' 택한 SKT

스마트오피스는 스마트팩토리와 함께 5G 시대의 핵심 기업 전용 서비스로 평가 받는다. 스마트오피스는 SK텔레콤의 의욕적으로 홍보 중이다. SK텔레콤은 2월 5G 기반 스마트오피스를 공개한 이후 SK텔레콤은 한국수력원자력, 연세의료원, 싱클레어 등과 5G 제휴를 잇달아 체결했다.

6월 초 삼성전자, 시스코와 함께 스마트오피스 사업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스마트오피스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6월19일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장관들이 직접 5G가 접목된 스마트오피스를 체험하는 행사도 열렸다. 5G 적용 산업 현장방문 장소로 SK텔레콤의 스마트오피스를 택한 것이다. KT는 과천관제센터, LG유플러스는 마곡사이언스파크를 현장방문 장소로 택한 것과 대비된다.

SK텔레콤은 이날 장관들에게 5G AI전화, 딜리버리 로봇, 증강현실(AR) 안경을 통해 멀리 있는 직원과 가상공간에서 만나 업무회의를 할 수 있는 혼합현실용 회의시스템 등을 시연했다.

SK텔레콤은 기업간 거래(B2B)는 물론 기업과 정부간 거래(B2G)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 할 방침이다.

. / LG유플러스 제공
. /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5월 중소기업 전용 스마트오피스 솔루션을 출시하며 SK텔레콤이 대기업, 중견기업 등 투자 여력이 큰 곳을 타깃으로 한 것과 다른 전략을 택했다.

◇ 5G 드론 개발 경쟁 가속화

경쟁사보다 실감형 콘텐츠 등 주로 B2C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LG유플러스도 드론 분야에서는 욕심을 낸다. 드론을 통해 B2B 비즈니스 모델 확장도 시도한다.

일본 통신사 KDDI와 손잡고 스마트드론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자체, 공공기관, 군(軍) 등을 대상으로 고객사별 등 맞춤형 드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3월 전라남도 완도에서 선보인 드론으로 전복 양식장을 감시하는 지자체 대상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경기도 시흥시와 스마트 폴리스 구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스마트드론 도입을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다른 통신사와 비교해 드론 사업에 일찍이 욕심을 냈다. 5G 상용화되기 이전인 2017년부터 드론을 5G 핵심 서비스로 낙점했다. 하지만 KT와 SK텔레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KT는 3월 한국남부발전, 우리항공, 싱크스페이스와 함께 KT 광화문 빌딩에서 ‘지능형 드론을 활용한 보안 인프라 강화 등 안전한 스마트 발전 환경 조성을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새로 개발을 추진하는 드론은 5G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AI 음성인식 드론이 될 전망이다.

KT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함께 5G용 드론 군집 비행과 공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미국 인텔이 선보였던 드론 군집 비행 공연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또 자사 드론 플랫폼 ‘스카이십’에 삼성전자 솔루션을 탑재한 드론을 활용해 인도 스마트팜 시장도 공략한다.

. / SK텔레콤 제공
.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도 5G 드론에 공을 들인다. 일부 기술은 민간에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과 함께 4월 국내외 건설현장 원격 모니터링을 위한 드론 자동 제어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SK텔레콤은 부산 신라대학교, 육군 53사단, 드론 솔루션 기업 ‘한빛드론’ 등과 함께 테러 · 비행기 충돌 위협이 있는 드론을 감시·추적하는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및 체계’를 시범 구축하기도 했다.

향후 불법 드론 대응 체계와 기술을 솔루션 패키지로 만들어서 이를 필요로 하는 전국 주요 단체나 시설에 적용해서 테러를 막고 안전을 지키는 용도로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무인항공기 개발사 유콘시스템과 `5GX 드론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