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시장 1,2위 사업자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가 배민장부 기능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배민이 자영업자 전용 매출관리 서비스 ‘배민장부'를 이용하는 점주에게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서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요기요는 배민이 요기요 점주매출 정보에 접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배민 정보수집 과정에서 불법 소지는 없었는지 여부에 법적 검토를 나설 계획이다. 반면 배민은 부당한 방식으로 경쟁사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며 재반박했다.

./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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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기요 아이디·비밀번호 수집 중단하라"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에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요기요를 이용하는 점주 정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배민장부에서 오가는 정보의 보안과 안정성을 요기요가 책임질 수 없다"며 "혹시라도 보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요기요가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피해는 점주에게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특히 배민이 경쟁 관계인 요기요 매출정보를 수집하려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경쟁사 매출정보를 자사 영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배달 앱 서비스 운영 업체인 배민이 직접 요기요 사업자 매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다른 단순 매출관리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는 문제다"고 비판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또 배민이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배민이 점주들의 요기요 아이디, 비밀번호를 수집하는 과정에 불법성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확인되는 즉시 점주들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 "이용자 동의 절차 따라 정보수집, 오남용 우려 없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반박했다. 부당하게 경쟁업체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배민이 수집하는 것은 경쟁 업체인 요기요 정보가 아닌, 요기요를 이용하는 자영업자 매출액 정보라고 강조한다.

이용자 정보 수집도 위법 소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이미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쳤다"며 "배민장부에 요기요 매출 정보를 불러올지 여부 역시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ISMS(정보보호관리체계)와 글로벌 ISO27001(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은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개인정보 오남용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동의를 받은 목적 범위 내에서만 활용된다"며 "이는 통신사나 메신저 서비스 운영 회사 직원이 이용자끼리 주고 받은 문자를 들여다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기요에서 배민장부와 비슷한 자영업자 매출 관리서비스를 내놓고 똑같이 배달의민족 매출정보를 가져다 보여준다 하더라도 우아한형제들은 반대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민은 변경된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4일부터 배민장부 이용 시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이 ‘필수'라고 명시했다. 배민장부 사용은 선택이지만, 배민장부를 사용하려면 요기요 정보를 반드시 넣어야 하는 셈이 됐다. 이에 배민이 요기요를 통한 매출정보까지 수집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요기요와의 공방이 시작됐다.

배민은 7일 오전 이를 ‘선택' 사항으로 바꿨다. 배민은 "원래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은 ‘선택' 사항이었지만 ‘필수'로 잘못 올라가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