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에 대학가가 뜨겁게 달아 오른다. 학교에 따라 대기업, 글로벌 IT기업 등과 산학 협력 계약을 맺거나 자체 AI 연구기관을 신설한다. 중앙 정부 지원을 받는 곳도 있다.

대학이 AI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AI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 AI 인재 양성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 사정이다. AI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는 접점은 산학 협력으로 이어진다.

◇ AI 인재 양성은 선택 아닌 필수…산학 협력, 정부 지원 등 활발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균관대학교, 서울대학교, 서강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 각 대학 제공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균관대학교, 서울대학교, 서강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 각 대학 제공
서강대학교는 7월 SK텔레콤과 AI 전문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학부에서 대학원까지 다양한 학과 학생들이 수준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2학기부터 인공지능 연계전공 및 컴퓨터공학과 각 학부 정규 과정과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 온라인 과목을 개설한다.

한양대학교도 SK텔레콤과 AI 인재 양성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2학기부터 정보시스템학과 학부 정규 과정에 ‘AI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과목을 연다. SK텔레콤의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와 국내외 우수 연구 사례 등을 통해 AI 음성인식에 대한 기본 이해부터 응용 기술에 걸쳐 이론과 실무를 공부한다.

연세대학교는 5월 두산그룹과 제조산업 AI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협력과 기술교류를 위한 MOU를 맺었다. 제조산업 AI 기술개발을 목표로 두산그룹과 연세대는 공동연구 수행·기술정보 교류, 연구인력 교류, 산업자문·교육 등을 협력한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왼쪽)과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 카이스트 제공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왼쪽)과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 카이스트 제공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IT기업과 협력 사례도 늘고 있다. 카이스트는 21일 대전 본원에서 `카이스트-구글 산학협력 파트너십' 협약식을 체결했다. 향후 2년간 ▲AI 집중 연구 어워즈 ▲PhD 펠로우십 ▲해외학회 참여 지원 ▲교육과정 개발 및 지원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교육 지원 ▲구글 인턴십 ▲구글 방문 등 모두 7개의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카이스트 한 관계자는 "9월 문을 열 대학원이 AI 교육·연구기관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구글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언제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서울대도 최근 구글과 AI 인재양성을 위한 손을 잡았다. 서울대는 18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구글과 AI 교육·연구에 관한 지원 방안을 담은 MOU를 체결했다. AI 연구 지원, 공동 연구, 수업 개발, 구글 인턴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 구글은 각종 기술적인 지원과 함께 향후 2년간 서울대에 최대 34만8000달러(4억1000만원)를 제공한다.

서울대는 앞서 5월 총장 직속 자문기구인 ‘AI위원회'를 만들고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은 ▲2019년 내 AI연구원 설립(1단계) ▲2020년부터 서울대 캠퍼스와 인접한 낙성대 지역에 서울대와 협력하는 AI밸리 조성(2단계) ▲2022년부터 낙성대 인근에 10만평 규모의 부지를 추가 확보해 기존 AI 밸리를 'AI 글로벌 밸리’로 확장(3단계) 등 총 3단계로 구성했다.

AI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지원도 이어진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성균관대와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을 AI 대학원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AI 대학원 지원 사업은 총 12개 대학이 눈독을 들일 만큼 초미의 관심사였다. 성균관대 등 세 대학은 2학기부터 AI 관련 학과를 열고 인재 양성과 연구를 병행한다.

성균관대는 AI 대학원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등 39개 기업과 협업해 산학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10월에는 대학원 운영과 별개로 AI 센터를 연다. AI 교육 담당 교수를 4명 초빙했으며, AI 센터 건립 등 AI 인재양성에 1년간 400억원쯤을 쏟아 붓는다.

정태명 성균관대학교 교수(소프트웨어학과)는 AI 분야 대규모 투자 이유에 대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모든 학생이 AI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 지스트, 지역 기반으로 AI 역량 강화

지역을 기반으로 AI 역량을 강화하는 대학도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이 그 주인공이다. 지스트는 광주시와 협력해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을 준비 중이다. 사업기간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5년이며, 소요(추정)예산은 4000억원을 웃돈다.

지스트는 2017년부터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AI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소장, 연구원 3명, 직원 3명, 교수 30명으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산학협력도 활발히 진행한다. 한국전력, 한전KDN, 한국알프스, 한글과 컴퓨터, 대신정보통신, 포스코, 솔트룩스, 솔트룩스 파트너스 등과 협력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과 합작연구소(Joint LAB)를 설립해 AI 인재양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