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오픈스택 사용량이 2년 전에 비해 300% 가량 늘었습니다. 비용(Cost), 규제대응(Compliance), 성능(Capability), 이렇게 3C로 오픈스택의 인기 비결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너선 브라이스(Jonathan Bryce) 오픈스택 재단 부사장/류현정 기자
조너선 브라이스(Jonathan Bryce) 오픈스택 재단 부사장/류현정 기자
조너선 브라이스(Jonathan Bryce) 오픈스택 재단 부사장은 지난 18일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서울 중구 페럼타워, 삼화타워, T타워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오픈인프라스트럭처 앤드 클라우드네이티브데이즈코리아 2019(Open Intrastructure & Cloud Native Days Korea 2019)’행사장에서다.

오픈스택 재단은 2010년 설립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필요한 소스 코드인 ‘오픈스택’을 공개하고 관리·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단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 클라우드'라는 공식을 깨고 세계 유수 업체들이 오픈스택의 소스코드를 활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다. 오픈스택 재단과 오픈스택 커뮤니티는 세계 곳곳에서 기술 콘퍼런스를 연다. 브라이스 부사장은 이날 한국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맡았다.

브라이스 부사장은 많은 회사들이 비용 문제로 오픈스택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컴퓨팅 자원 사용량이 자주 바뀌는 회사한테 유리하지만, 컴퓨팅 자원 사용량이 꾸준하게 많은 회사엔 비싸다"면서 "연간 60억장의 티켓 구매를 처리하는 중국의 카드회사 ‘유니온페이’를 비롯해 중국의 전력회사, 철도 회사가 가 오픈스택을 이용하는 것은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규제 대응 이슈도 오픈스택 확산에 기여했다. 브라이스 부사장은 "유럽의 정부, 은행, 보험회사들은 유럽연합(EU)의 규제에 따른다"라면서 "EU는 민감한 정보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공공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없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 은행도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 차원에서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둔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닌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둔 인도 클라우드를 쓰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기술을 흡수, 성능을 향상한 것도 재단 설립 10년도 안된 오픈 스택이 클라우드계의 표준 기술 수준을 얻은 이유 중 하나다.

브라이스 부사장은 "AWS, 구글클라우드, MS애저, 알리바바클라우드 등 상용 클라우드는 서버 가상화에 집중하다보니, 새롭게 부상하는 문제를 잘 풀지 못했다"면서 "오픈스택은 189개국에 오픈 스택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들, 컨테이너화와 엣지 컴퓨팅 등의 새 과제도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고 말했다.

조너선 브라이스(Jonathan Bryce) 오픈스택 재단 부사장이 18일 T타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오픈스택 커뮤니티 제공
조너선 브라이스(Jonathan Bryce) 오픈스택 재단 부사장이 18일 T타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오픈스택 커뮤니티 제공
브라이스 부사장은 SK텔레콤와 같은 통신 기업,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와 같은 과학연구소, 독일에 본사를 둔 스위스 섬유 기계 회사 오리콘(Oerlikon) 등 오픈스택 활용 분야가 다양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오픈 스택을 활용해 만든 클라우드 ‘타코’의 소스코드를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에 공개했다. CERN은 오픈 스택으로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대형강입자가속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전 세계 유수 과학자들과 공유한다. 오리콘은 오픈 스택 기반의 엣지 컴퓨팅으로 스마트 공장을 만들었다.

오픈스택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거의 모든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그렇듯 각종 기능들을 충분히 통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그것이 커뮤니티 회원 사이의 협업과 협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는 이유"라면서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인프라를 만드는 데도 오픈소스 기술을 쓰자는 의미에서 오픈인프라스트럭처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스 부사장은 2000년 랙스페이스(Rackspace)라는 클라우드 업체의 창립 멤버다. 랙스페이스와 미 우주항공국(NASA)에서 만든 클라우드 기술이 훗날 오픈스택의 근간이 된다.

"제가 20년 전 랙스페이스를 설립했을 때에도 모든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갈 것으로 확신했어요. 지금은 생각이 약간 달라졌습니다.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가 공존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