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4월 3일 5G 상용화 당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전용 콘텐츠 기반 가입자 유치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상용화 100일이 훌쩍 지난 지금도 핵심 5G 콘텐츠 출시는 감감무소식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은 2월 19일 5G VR게임 개발을 위해 넥슨과 지적재산권(IP)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에 착수한 게임은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버블파이터 3종이다. 개발은 VR 전문 개발사인 픽셀팜스가 맡았다.

SK텔레콤 모델이 VR기기를 쓰고, 카트라이더 게임 화면을 시청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모델이 VR기기를 쓰고, 카트라이더 게임 화면을 시청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2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이 회사는 넥슨과 상반기 내 선보일 예정이던 5G VR게임 출시 일정을 하반기로 늦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개발 과정에서 기존 VR게임 방식으로는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란 결론이 섰다"며 "시간을 두고 제대로 된 VR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로 개발기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업계에서는 5G를 활용한 VR게임의 시장성에 의구심을 품는 게임사로 인해 출시가 지연된 것으로 본다. 게임사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우선이지, 통신속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쟁사 한 관계자는 "이통사는 5G 서비스를 확산하기 위해 이용자가 5G 기술을 실감할 수 있는 게임과 협업을 강조하지만 IP 제공자인 게임사는 아직 개화하지 않은 시장에 먼저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4월 3일 5G 상용화 직후 국내 1300만명이 이용 중인 T전화를 초고음질 음성, 초고화질 영상, 캐릭터 통화 등이 가능한 ‘5G AI T전화’로 상반기 중 업그레이드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다.

유영상 부사장은 당시 "SK텔레콤 T전화를 5G, AI와 접목해 극강의 통화품질을 보여주겠다"며 "전화가 아니라 개인 비서처럼 활용할 수 있는 T전화 2.0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하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5G AI T전화의 업그레이드 시기를 못박지 못한 상태다. 경쟁사인 KT가 5G 영상통화 앱 ‘나를’을 3월 말 출시한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T전화의 업그레이드는 각 기능을 고도화하는 대로 순차적으로 제공하겠다"며 "하반기 언제쯤 제공할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