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벤처캐피탈(VC·Venture Capital) 산업은 마치 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부티크 같은 느낌이다. 유동성만 보태면 날개를 달 수 있는데 그 방안을 못 찾고 있다. 해결책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VC는 펀드 자산을 토큰화해 유동성을 얻을 수 있고, 일반 투자자는 투자 기회를 얻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알렉산더 트카첸코 VNX 익스체인지 대표는 최근 IT조선 기자와 만나 "블록체인과 토큰은 (VC산업에서) 매커니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알렉산더 트카첸코 VNX 익스체인지 대표./사진=김연지 기자
알렉산더 트카첸코 VNX 익스체인지 대표./사진=김연지 기자
알렉산더 트카첸코 VNX 익스체인지 대표는 증권형 토큰(STO) 예찬론자다. STO만이 개인 투자자도 제대로 된 기업에 투자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러시아 태생인 그는 룩셈부르크에서 거주하며 일본과 러시아 회사 유럽법인에서 경력을 쌓은 후 벤처펀드를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거래 플랫폼 핀테크 기업 VNX익스체인지를 설립했다.

증권을 토큰화한다는 의미를 가진 STO는 지난해 ICO(암호화폐공개)를 대체할 새로운 자금조달 모델로 떠올랐다. 유럽과 미국에선 STO로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분산 소유할 목적으로 토큰을 발행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통 금융 시스템과 암호화폐 산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VNX익스체인지는 제한된 투자자만 진입 가능했던 VC 투자를 민주화하고 VC 현금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뒀다. STO를 통해서다. VNX 익스체인지는 기관 투자자 펀드 자산을 토큰화해 일반인 투자자도 일정 지분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면 VC 유동성이 개선될 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에게는 평소 접할 수 없던 투자 자산에 진입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VC 펀드 토큰화…"경제 선순환과 일자리 창출 기대 효과"


실제 트카첸코 대표는 VNX익스체인지를 ‘디지털 자산 시장(digital asset marketplace)’이라고 거듭 표현했다. 투자자가 단순히 거래를 하기 위해 들리는 플랫폼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 시장을 구축해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나온 이유를 묻자 알렉산더 트카첸코 VNX 거래소 대표는 "지난 20년을 사업가로 살아왔다. VC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업체에 유동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안다"며 "자금 문제만 해결되면, 아이디어에서 그쳤던 사업 아이템이 세상에 쉽게 나올 수 있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와 경제 선순환 효과는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VC 펀드나 액셀러레이터 투자자에 대한 (일반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는 기관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자금을 더 확보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 자산 토큰화 "그들(VC)만의 리그 아닌 모두의 리그 만들겠다"

그는 토큰이 투자의 민주화를 가능하도록 만든다고 내다봤다. 트카첸코 대표는 "토큰 개념을 도입하면 일반 투자자는 소액으로 지분을 확보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며 "VC가 더이상 상위 1% 부자만을 상대하는 시절이 아닌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VNX에서 활용되는 토큰은 플랫폼 토큰과 증권형 토큰, 두 종류다. 플랫폼 토큰인 VNXLU는 플랫폼 안에서 거래를 일으키는 데 활용된다. 일종의 멤버십 개념 토큰이다. 증권형 토큰은 특정 기관 자산 기반 토큰으로, 기업의 STO(증권형 토큰 공개)에 활용된다.

기관의 토큰화가 투자의 민주화 시대를 연다고 해서 모든 기관 자산을 토큰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법적 검토와 (외주를 통한) 밸류에이션, 투자자 정보 제공 등 면모를 평가한 뒤 토큰화를 진행한다"며 "투자자들이 좋은 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철저한 검토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 국내 거래소와 협업 기대… "규제 준수가 가장 우선"

트카첸코 대표는 국내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 그는 "미래엔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가 기관 펀드 토큰화 과정에 참여하는 등 VC 산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암호화폐 거래소와 전통 금융이 융합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특히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는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한 만큼, VNX에도 다양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많은 투자자를 확보한 거래소와 손잡으면 VNX가 좀 더 수월하게 투자자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그는 이어 "규제 틀이 잡히면 아주 먼 미래엔 은행과 계정을 공유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STO 토큰을 원화로 바꾸는 상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초기 시장이다. 이러한 비즈니스가 돌아가기 위해선 법을 준수하면서 규제 기관과 발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이 트카첸코 대표 설명이다. 그는 "유럽 로펌과 함께 KYC 등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최적의 요건을 갖춰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VNX는 세계 최대 거래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한다.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국제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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