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 헤게모니를 놓고 일전을 벌인다. 애플이 아예 출전할 수 없어 두 회사는 이참에 패권을 확실히 다질 좋은 기회로 여긴다. 미중 무역분쟁에 휩싸인 화웨이보다 삼성전자가 한결 유리한 상황이다. 한일 반도체 분쟁이라는 지뢰밭만 밟지 않는다면 말이다.

삼성전자는 5G·패블릿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시리즈에 이어 5G·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까지 대략적인 출시 일정을 내놨다. 삼성전자를 넘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맹주에 오르겠다는 화웨이도 9월 이후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패블릿 스마트폰 메이트30시리즈를 내놓는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갤럭시폴드와 화웨이 메이트X(왼쪽부터). / 커뮤니티 갈무리
삼성전자 갤럭시노트·갤럭시폴드와 화웨이 메이트X(왼쪽부터). / 커뮤니티 갈무리
향후 5G·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향방을 결정할 싸움이다. 무역분쟁, 초기 불량 유무 등 각종 변수가 도사려 예측불가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당장 8월 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 언팩 행사서 갤럭시노트10시리즈를 공개한다. 벤치마크 사이트 및 인증기관에 등록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노트10은 대화면·고사양 스마트폰이다.으로 또한 4G LTE, 5G 두가지 종류로 분화된다.

한국과 미국에 이어 영국이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인도 등도 2020년 뒤따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에 이어 갤럭시노트10으로 늘어날 5G 스마트폰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 삼성전자 제공
9월에는 갤럭시폴드를 출시한다. 화면을 접고 펴는 폴더블이자, 고급 5G 스마트폰이다. 삼성은 출시 연기까지 빚은 힌지(화면이 접히는 부분)와 화면 내구성 문제를 해결, ‘폴더블 스마트폰’ 이라는 새 제품군 시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출시 일정이 구체화하자 화웨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중국업체는 4월 삼성전자 갤럭시S10시리즈의 대항마 ‘P30’ 시리즈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10월께 갤럭시노트10시리즈와 유사한 패블릿 스마트폰 ‘메이트30’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자세한 성능과 외관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 AP와 6.7인치 이상의 대화면, 멀티 카메라와 급속 충전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유 화웨이 대표가 공개한 화웨이 메이트X. / 신조전자서림(新潮电子徐林)웨이보 갈무리
리처드 유 화웨이 대표가 공개한 화웨이 메이트X. / 신조전자서림(新潮电子徐林)웨이보 갈무리
지난 25일에는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가 중국 미디어에 포착됐다. 신조전자서림은 웨이보를 통해 ‘심천공항에서 만난 리처드 유 화웨이 대표가 화웨이 메이트X의 외관을 보여줬다. 출시일을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여러 화웨이 임원은 인터뷰에서 "메이트X를 9월, 이르면 8월 중이라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 메이트X도 갤럭시폴드처럼 5G 스마트폰이다.

변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의 완성도를 자신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브랜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미국 T모바일이 갤럭시폴드를 출시 일정에 넣지 않은 것도 이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BOE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 메이트X의 완성도는 아예 공개적 검증도 없었다. 뜻밖의 제품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번 홍역을 치른 갤럭시폴드보다 메이트X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다. 분쟁이 지속할 경우 화웨이 메이트X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이 아닌 중국내 반쪽 시장 폰이 된다. 메이트X뿐만 아니다. P30, 메이트30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구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여부마저 불투명한 스마트폰을 사려는 소비자가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한일 반도체 전쟁이라는 변수 앞에 있다. 새로 내놓을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반응이 아무리 좋아도 자칫 핵심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물론 이 여파는 한국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쓰는 화웨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수혜자는 애플이다. 아예 5G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애플에게 삼성과 화웨이를 쫒아갈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