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자사 편의와 이익을 위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 아닙니다. 소비자 없이 기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소비자 신뢰와 완전한 투명성을 중점적으로 보기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을 선택했습니다. 퍼블릭 블록체인 선구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겠습니다."

벤자민 두보아 네슬레 디지털혁신팀 블록체인장은 최근 IT조선 기자와 스카이프를 통한 영상인터뷰에서 "고객 이익을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남들 안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고집하는 이유는

최근 블록체인 기술은 물류와 유통 분야에서 도입이 활발하다. 공적(퍼블릭) 블록체인보다 독자적(프라이빗 ) 블록체인을 선호한다. 블록체인 기반 자체 공급망 솔루션을 활용하면 운영관리가 더욱 손쉽기 때문이다.

특히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축해야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회사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다. 모든 정보가 누구에게나 오픈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구축하면 기업이 얻는 이익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

이런 분위기를 식품회사 네슬레는 정면으로 거스른다. 누구나 사용 가능한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계 식품회사들이 놀랄 정도로 ‘파격적 행보'다.

네슬레는 자사 블록체인 포트폴리오에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5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예정이다. 두보아 블록체인장은 "구체적인 비즈니스 개요는 올해 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라며 "소비자 신뢰와 완전한 투명성을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다듬어가며 달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슬레는 IBM 블록체인 기반 식품 유통 추적 플랫폼 ‘푸드 트러스트(Food Trust)’를 도입했다. 유아식과 초콜릿, 인스턴트 매쉬드 포테이토 등의 유통을 관리하는 데 활용한다. 네슬레는 왜 어느 기업도 선택하지 않는 퍼블릭 블록체인 구축에 나선 것일까.

두보아 블록체인장은 "IBM과 네슬레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루려는 비전은 ‘투명한 식료품 공급망을 통한 안전성 보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IBM같이 선택된 몇 명이 아니라 누구나 공급망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을 구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트랜잭션 처리 속도나 비용 절감 등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충분히 안다"면서도 "소비자 신뢰와 투명성 면에서 퍼블릭 블록체인은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또 다른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두보아 블록체인장은 특히 ‘소비자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유통 관리를 운영하는 주체(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도 식품 유통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속도나 서비스 면에서 활용도가 뒤처진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다만 "시간을 가지고 개발에 착수하면 프라이빗 못지 않게 확장 가능한 플랫폼이 나온다"며 "개발에 시간을 들여 기업도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슬레는 블록체인 활용 대상을 앞으로 더 확장할 방침이다.

◇ 토큰 발행 가능성도 열어둬…"사용처 확실하면 발행한다"

네슬레는 퍼블릭 블록체인 구축을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BCG 벤처 협업으로 탄생한 블록체인 업체 ‘오픈SC’와도 손을 잡았다. 양측은 뉴질랜드와 중동 등에 유통하는 우유를 시범 추적하는 파일럿(시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결과를 보고 시범 추적 대상도 늘릴 계획이다.

네슬레가 추진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 어떤 식으로 고객에 데이터를 제공할지 미지수다. 모바일 활용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관측됐다. 두보아 블록체인장은 "고객이 매장내 바코드를 직접 스캔하게 하는 등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형태는 다양하다"면서도 "모바일 앱 출시에 더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네슬레는 토큰 가능성도 열어뒀다.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토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는 점만은 인식했다.

두보아 블록체인장은 "토큰을 플랫폼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중"이라며 "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토큰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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