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디지털 환경에 맞춘 한글 글꼴을 개발한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화면용 ‘마루 부리 글꼴'을 개발하고 2021년 경 일반에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1일 네이버는 화면용 글꼴인 ‘마루 부리'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마루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안상수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와 일반 한글 사용자가 함께 새로운 화면용 ‘마루 부리 글꼴'을 설계할 예정이다.

./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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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한글 글꼴의 현대적 원형을 잇는 줄기라는 의미에서 지은 명칭이다. ‘정종(正宗)’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정종’을 ‘바른 마루’라고 부른데서 유래된 단어다. 부리는 조선시대 붓으로 다듬어진 궁체 중 해서체를 인쇄용 활자에 맞게 정리한 글꼴이다. 글자 줄기에 부리가 없는 민부리 글꼴과 차이가 있다.

1990년대엔 해상도와 렌더링 기술의 한계 때문에 저해상도 화면에서도 일그러짐이 적은 민부리 글꼴이 중심이었다. 다만 긴 글을 읽을 때 좀 더 편안한 글씨체는 부리 글꼴이다. 네이버가 디지털 환경과 발전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 한글 서체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다.

네이버는 마루 부리 글꼴 디자인을 크게 확장성과 가독성, 유용성 등을 기준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통적 의미에서 해석되던 부리의 개념을 확장하여 새로운 미감과 안정감을 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긴 글을 잘 읽을 수 있도록 화면에 알맞고 눈이 편안한 글꼴 형태와 구조를 만들어 가독성도 높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마루 부리 글꼴을 2021년 일반에 무료로 배포한다.

네이버는 글꼴 개발 과정에 이용자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한다. 매월 ‘한글한글 아름답게' 홈페이지에 마루 부리 글꼴의 설계 과정을 기록하고, 이용자 의견도 받을 계획이다.

안상수 마루프로젝트 디렉터는 "다양한 기술과 매체 변화에 적응한 새로운 개념의 글꼴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마루프로젝트는 세종의 정신과 최정호의 미감, 미래 한글 사용자를 올곧게 잇는 화면용 부리 글꼴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