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

발상의 전환으로 월평균 거래액 200억원대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로 소비자 요구를 파악해 딱 어울릴 상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한 오드컨셉이라는 회사 얘기다.

"기존 상품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가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 방식을 한번 거꾸로 적용해 봤습니다. 소비자가 이미지를 입력하면 상품 정보가 나오도록요. 이게 먹혔습니다." 이 회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태 대표의 말이다.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 / 김동진 기자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 / 김동진 기자
쇼핑몰에 접속한 소비자가 원하는 셔츠를 골라 이미지를 올린다. 이때 오드컨셉의 코디 추천 서비스 플랫폼이 작동한다. 그 셔츠와 유사한 상품뿐만 아니라 어울릴 만한 모자나 신발을 그 쇼핑몰에서 찾아 추천한다. 색깔뿐만 아니라 재질, 종류를 분석해 골라준다.

플랫폼은 머신러닝 기반에 이미지 검색 기술을 접목했다. 매일 유입되는 1000만개 이상의 회원사 상품 데이터를 AI가 학습한 결과다. 이 AI 시스템은 실제 구매로 이어진 데이터를 따로 보관하고 분석한다. 추천이 정확했다고 판단한 결과도 학습한다.

김정태 대표는 경영 컨설팅 회사 출신이다. 그는 경영 관련 문서보다 특허 문서를 보는 게 더 좋았다고 말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업무를 통해 구현하길 원했다. 매일 특허 문서를 보다가 한 대학의 이미지 분석 기술이 눈에 들어왔다. 머신러닝 기능을 접목한 이미지 분석에 미래 먹거리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컴퓨터 비전’이라는 카테고리 위주로 특허를 살폈다. 컴퓨터 비전은 사진과 같은 이미지에서 주변 물체 등을 분석해 유용한 정보로 가공하는 기술을 아우른다. 그는 관련 특허 문서를 보다가 텍스트를 통해 이미지를 접하는 기존 방식에 의문을 품었다. 글자를 넣어 이미지를 찾지 않고 이미지를 통해 관련 상품 정보를 텍스트로 접하는 게 더 직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주변에 전했더니 모두 엉뚱하고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아예 회사명도 오드컨셉(이상한 생각:Odd Concept)이라고 지었다.


오드컨셉의 AI 코디 서비스 이미지. / 오드컨셉 홈페이지
오드컨셉의 AI 코디 서비스 이미지. / 오드컨셉 홈페이지
김 대표는 "기존 상품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 각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행동에 기반해 큰 범주로 소비자를 분류한다. 원피스를 보는데 모기약을 추천받는 황당한 경험도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은 소비자별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오드컨셉의 월간 AI 코디 서비스 순 이용자는 약 600만명이다. 월평균 거래액은 약 234억원으로 추정된다. 사용자가 늘자 투자가 이어졌다. 2016년에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 투자를 받았다. 오드컨셉의 콘텐츠 매칭 기술이 소비자 관심을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였다.

김정태 대표는 "2012년 창업했을 때 직원이 4명이었다"며 "회식을 하다가도 회원사 연락이 오면 그 자리에서 컴퓨터를 꺼내 업무를 봤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20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그때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늘 다짐한다. "우리 서비스가 없으면 쇼핑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편리한 기술 개발에 몰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