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리브라 등장 이후 자국 금융시스템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이 디지털 화폐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 / flikr 갈무리
중국 인민은행. / flikr 갈무리
2일(현지시각) 인민은행은 공산당 중앙위원회(Party Central Committee)와 국무원(State Council)과 경제·금융 계획 관련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주요 내용을 성명과 함께 공개했다.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암호화폐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행 측은 "국내외 암호화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중국 중앙은행발 디지털 화폐 개발과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 리스크 보완 외에도 정책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 정부가 리브라를 반대하는 사이 자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리브라가 정상적으로 발행돼 국경을 초월한 결제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각 국 통화정책이나 금융 및 국제 통화시스템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국은 그럴 경우, 달러 역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리브라를 견제한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리브라가 눈에 가시일 수밖에 없다. 리브라와 연동될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달러화 연동으로 결과적으로 리브라 성공이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는 리브라를 견제하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이 CBDC를 먼저 발행하게 되면 리브라의 자리를 선점하면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암호화폐 업계는 중국이 페이스북 리브라를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를 공개한 후 중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저우샤오촨 전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앞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은 디지털 화폐에 대비해야 한다"며 "앞으로 더 강력한 통화가 나타나 주요 통화와 태환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7월 초 인민은행은 리브라 프로젝트가 향후 자국 금융 시스템에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해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당시 인민은행은 중국 행정기관인 국무원으로부터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발행 허가 명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