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 중국 '엑소더스' 가시화

안효문 기자
입력 2019.08.14 09:07 수정 2019.08.14 14:02
세계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탈중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내 둥펑-PSA 생산 라인. / 둥펑-PSA 홈페이지 갈무리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PSA 그룹이 중국서 적어도 4000명 이상 일자리를 줄이고 4개의 공장 중 2개를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PSA는 둥펑그룹과 손잡고 27년간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판매해왔다. 2018년 푸조, 시트로엥 등 PSA 그룹의 중국 내 자동차 판매실적은 73만1000여 대에 머물렀다. 전성기였던 2014년 25만1700여 대와 비교해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PSA와 둥펑의 중국 내 합작사 둥펑·푸조·시트로엥(DPCA)는 2019년 7월 중국 우한 1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한 곳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생산설비 감축에 따라 전체 고용 인원의 절반인 4000여 명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PSA의 요청에 따른 결과다. PSA측이 경영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중국 내 사업 철수까지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0년대 중반 정점을 찍은 뒤 성장률이 점차 둔화돼왔다. 지난해 내수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올해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되며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중국시장 철수설이 끊임 없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창안자동차와 협업 중인 미국 포드 경우 올 상반기 공장 가동률이 11%에 불과했다. 현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 급감했다. 광저우자동차와 합작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역시 올 상반기 생산 가능 물량의 20%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PSA를 포함한 비 북미계 자동차 업체들의 부진도 눈에 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공장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92% 줄어든 28만8060대의 차량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현대차 중국공장 생산량이 30만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25만3830대 이후 10년 만이다. 현대차는 중국에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 충칭 5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승용차 생산능력만 165만대에 달하지만, 채 20%도 소화하지 못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018년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스즈키의 결정에 주목한다. 스즈키는 중국 시장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을 포기했다. 전체 시장 규모는 크지만 판매회복이 요원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스즈키처럼 중국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다수의 자동차 시장 분석 자료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더라도 성장률은 1~2%대에 머물것으로 전망한다. 현지 시장조사업체인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는 올해 6월 발표한 시장보고서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시장 환경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생산 및 판매 목표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는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지난 7월 협회가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자동차 업체들 역시 중국시장 실적 악화, 미-중 무역마찰에 더해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하반기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 증가와 불투명성 확대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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