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임을 주장하는 익명의 인물이 첫 번째 증거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를 접한 외신들은 증거없는 주장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18일(현지시각) 블록체인 업체 '사토시 나카모토 르네상스 홀딩스'(Satoshi Nakamoto Renaissance Holdings, SNR)는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 정체를 알리는 첫 번째 증거를 공개했다.

사토시 나카모토 르네상스 홀딩스 측은 최근 "지난 10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진짜 사토시를 공개하겠다"며 "증거를 3개로 나눠 사토시 본인을 증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첫 번째 증거에는 비트코인 창시 배경과 명칭,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쓴 이유를 밝혔다.

본인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창시자는 비트코인 명칭이 IT용어 비트(Bit)가 아닌 국제신용상업은행(Bank of Credit and Commerce International·BCCI)의 약자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선 "집에서 불리던 별명인 ‘샤이코(Shaikho)’와 일본 은행 총재 사토시 수미타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샤이코라는 이름이 파키스탄 무굴 제국 황제 이름에서 따온 점이라는 것에 주목하며 그가 파키스탄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익명의 비트코인 창시자는 암호학 대가 데이비드 차움과 2008년 금융위기 등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거론하며 비트코인을 어떻게 발명하게 된 것인지도 설명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비트코인 혜택을 누리게 할 뿐 아니라 세계 금융에 영향을 주는 중앙 집권에 변화를 주기 위해 비트코인을 발명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특히 캘리포니아의 컴퓨터 과학자 할 피니(Hal Finney)와 관계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할 피니는 나의 가장 친근한 친구이자 멘토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와 함께 비트코인 트랜잭션을 처음으로 작업한 인물이다"라고 주장했다.

진짜 사토시임을 증명하는 실질적인 증거가 포함되지 않아서일까. 이번 증거에 대한 외신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CCN은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 인물의 이름과 사진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그 어디에도 그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실질적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그의 실질적인 정체성에 대해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꼴이다"라며 "이번 인물의 엉뚱하고도 과장된 긴 이야기는 오히려 크레이그 라이트가 진짜 사토시일 수 있다는 신뢰성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SV 창시자 크레이그 라이트는 미국 저작권청에 비트코인 저작권을 올리며 본인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한편 사토시 나카모토 르네상스 홀딩스는 오는 20일과 21일 두번째와 세번째 증거를 차례대로 공개한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두번째 글에서는 그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98만 비트코인에 대한 상세 내역이 밝혀질 예정이다. 3 번째 글을 통해서는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2단계 글은 우리시간 20일 오전 5시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