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총재가 달러 폐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기축통화 창설’을 제시했다. 각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를 토대로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에 쓸 수 있는 국제 디지털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카니 총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워싱턴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연례 심포지엄에서 "디지털 기축통화로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위키피디아 제공
마크 카니 BOE 총재./위키피디아 제공
카니 총재는 이날 "달러는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국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디지털 기축통화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카니 총재는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같은 디지털통화가 미국 달러 위주의 금융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형태의 가상 기축통화는 중앙은행 네트워크 안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국제 디지털 기축통화를 ‘합성패권통화(synthetic hegemonic currency)’라고 이름 지었다. 이어 "합성패권통화는 세계 경제서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카니 총재는 "합성패권통화는 세계 무역과 해외 결제 등에 사용될 수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경제 흐름에 발 맞춰 미래 통화정책에 대한 연구를 적극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니 총재는 6월 리브라 공개 당시 ‘최우선 규제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리브라 같은 새로운 핀테크 기술에 개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개인정보보호와 자금세탁 방지,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 등 다양한 면모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리브라는 이러한 면에서 최우선 규제대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