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세 마리가 뇌물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최근 대내외 악재를 정면 돌파하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다.
29일 서울 서초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최순실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에서 이재용 부회장 관련 ‘뇌물 혐의 인정’ 등으로 항소심 선고를 파기 환송했다.
이재용 부회장측은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은 "뇌물 공여죄 인정은 아쉽다"면서도 "형이 가장 무거운 재산국외도피좌와 뇌물 액수가 가장 큰 재단 관련 뇌물죄에 대하여 무죄를 확정하였다는 점 그리고 삼성은 어떠한 특혜를 취득하지도 않았음을 인정했다는 점은 다행이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도 입장문에서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악재가 많다. 이미 2분기 반도체 경기 침체로 실적은 반토막까지 빠졌다. 주 수익원이었던 반도체 실적은 하반기도 쉽게 회복되기 힘든 상황이다. D램 2, 3위 사업자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감산을 선언할 정도다.
중국 기업의 추격은 심각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감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낮은 인건비 등으로 경쟁이 되지 않는다
글로벌 환경은 말 그래도 설상가상이다. 정치적 갈등에서 시작된 일본의 통상규제로 소재 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에는 한국을 수출우대국(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했다. 언제 어떤 품목에 대해 일본 정부가 수입통제를 할지 예측이 어렵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경제계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에 크나큰 악영향을 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향후 사법부는 이러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