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스테벤스 포인트 대학의 한 아이스하키 선수가 퍽을 치면서 수비수를 피한다. 그런데 빙판 위가 아니다. 텅 빈 방에서 가상현실 헤드셋을 쓴 채 벽을 바라본다.

한 아이스하키 선수가 VR로 훈련하는 모습. /WPR 기사 갈무리(촬영: 롭 멘저 기자)
한 아이스하키 선수가 VR로 훈련하는 모습. /WPR 기사 갈무리(촬영: 롭 멘저 기자)
위스콘신주 지역매체 WPR은 9일(현지시각) 가상현실(VR) 기술로 아이스하키 선수가 부상을 피하도록 훈련시키는 ‘센스 아레나 시스템’(Sense Arena System)을 소개했다.

아이스하키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하고 부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하키 선수의 반응 속도나 말초적인 시각 인지 능력 등을 향상하기 위해 제작됐다. 위스콘신-스테벤스 포인트 대학은 체코의 찰스 대학교와 협업해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

연구에 남녀 하키팀을 합쳐 35여 명이 참여한다. 선수는 현실과 VR 모두에서 기본적인 하키 기술 훈련한다. VR 훈련은 동작 센서 앞에 있는 합성 얼음 표면에서 진행했다. 스틱에 움직임 센서를 장착했다. 퍽이 스틱에 부딪혔을 때 받는 피드백을 시뮬레이션하는 햅틱 기술도 적용한다.

실험에 참여한 하키 선수 트리스탄 콘라드는 "얼음 위에서 퍽을 치는 것보다 무게감이 다소 가벼워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VR훈련은 확실히 재미있었다"라며 "아이스하키 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다. 실제로 VR훈련이 선수의 실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 실험에 참여한 에밀리 밀러 WS 포인트 대학원생은 "단 한 시즌만으로 이 훈련이 선수들의 뇌진탕이나 다른 부상의 수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지 결론을 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장기간에 걸친 VR훈련이 선수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