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첫 기업현장 방문은 팹리스
참석자들, 대·중소 협력부터 인력 양성까지 속내 쏟아내
최 장관 "지능형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정부 아낌없이 지원"

"팹리스 기업은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패스트 무버입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은 18일 오후 잠실 한국루터회관에 있는 팹리스 기업 텔레칩스를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왼쪽)이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로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반도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김동진 기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왼쪽)이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로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반도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김동진 기자
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능형 반도체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 방안과 업계 애로사항 등을 논의하는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 ▲이성현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대표 ▲김보은 라온텍 대표 ▲강수원 브이에스아이 대표 ▲황정현 아이닉스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이혁재, 김장우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노원우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권영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장 ▲오윤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PM 총 12명 참석했다.

최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지능형 반도체는 5G 기술 수준을 결정하는 두뇌로 이 기술을 확보해야 관련 산업과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라며 "팹리스 기업은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패스트 무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팹리스 기업들이 활용해야 하는데 산학연이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특히 "정부 역할은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는 일"이라며 "지능형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지난 4월 통과됐다.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총 1조96억원의 재원을 확보한 것은 천만다행인 일"이라고 말했다.

모두 발언 중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 김동진 기자
모두 발언 중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 김동진 기자
간담회에서는 ▲대기업과 팹리스 기업 협력 방안 ▲지능형 반도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융합 ▲관련 산업 인재 확보 문제를 80여분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최 장관은 "정부가 먼저 메모리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과 소통해 팹리스 기업과 서로 윈윈할 방안을 도출하겠다"며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팹리스 기업들이 반도체를 설계하면 생산을 담당할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이 원활하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 언급하신 대기업과 연계에도 힘써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분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데 평균 80~150억원이 든다. 상용화에 실패하면 기업에 큰 타격"이라면서 "설계 단계부터 수요 기업이 원하는 R&D를 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는 "반도체 용어는 호칭은 서로 비슷해도 기능이나 역할이 다른 경우가 많다. 정부가 R&D 관련 과제를 판단하는 중복성 테스트에서 이 부분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전공이 아닌 학생들이 반도체를 부전공으로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여건상 이 학생들을 다 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수요를 맞출 방안을 정부가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원우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두루 다루는 인재 배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하드웨어인 지능형 반도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라며 "둘은 항상 함께 다뤄야 한다. 인재 육성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취임한 최기영 장관이 첫 기업 현장 방문지로 팹리스를 선택함으로써 앞으로 선도형 혁신 기술 분야 중견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장관은 "지능형 반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정부는 팹리스 기업을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팹리스란 제조 설비를 뜻하는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과 리스(less)를 합친 말이다.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를 직접 제조하지 않고 설계와 개발에 초점을 맞춘 회사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IDM) ▲반도체 설계와 개발에 초점을 맞춘 팹리스 회사 ▲팹리스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 공급하는 파운드리 회사(foundry company) ▲반도체 후공정을 전문으로 하는 패키징 & 테스트회사(packaging & test company)로 구분한다.